학교를 통째로 이렇게 미술관으로 바꿔놓은 인물은 다름 아닌 이 학교의 경비원인 발레리 크라모프(90). 25년 동안 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다가 은퇴했던 그는 비록 교단에서는 물러났지만 그림에 대한 열정만큼은 내려놓지 않았다.
각 층마다 서로 다른 주제의 그림을 그렸던 그는 1층은 4계절과 자연을 소재로 한 그림을 그렸다. 가령 엄마곰이 새끼곰을 위해 물고기를 잡는 모습의 그림을 통해 학생들에게 자연 보호를 일깨워주고자 했다. 2층에는 북극해부터 열대림까지 지구의 다양한 지역에 대해서 그려놓아 학생들이 교실 밖을 나가지 않고서도 세계 여행을 한 것처럼 느끼게 했다. 그런가 하면 저학년 학생들의 교실이 있는 복도에는 동화 속 주인공들을 그려 놓았으며, 이밖에 피라미드, 만리장성, 타지마할 등 세계 유명 건축물을 그려 놓기도 했다.
개학에 맞춰 학교로 돌아온 학생들이 그림을 보고 깜짝 놀랐던 것은 물론이었다. 학생들은 미술관으로 변신한 학교를 둘러보면서 흥미로움을 감추지 못했으며, 1학년 학생들은 크라모프의 안내를 받으면서 학교 전체를 돌면서 그림 설명을 듣기도 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