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 첫 운동회 앞두고…
지난 88년 데뷔해 90년대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한 고인은 지난 2000년 조성민과 결혼했다. 조성민과 2년 가까이 별거 생활을 이어가다 결국 이혼했을 땐 고인은 더 이상 톱스타가 아니었다. 하지만 드라마 <장밋빛 인생>을 통해 화려한 재기에 성공한다. 그리고 올 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을 통해 완벽하게 톱스타의 자리로 복귀했고 최근 예능프로그램 <진실과 구라> MC까지 맡으며 제3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런데 정작 본인에게는 다시 오른 정상이 무척이나 힘겨웠던 모양이다. 언제 다시 자신을 떠날지 모르는 인기에 대한 불안감이 엄청난 스트레스가 됐고 이는 신경안정제 복용량 증가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부쩍 “죽고 싶다” “외롭다” 등의 얘길 자주 했다는 게 지인들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지난 6개월 동안 죽음을 준비해온 것은 아니다. 역시 연예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공백기를 보내고 있는 동생 최진영이 다시 원활하게 연예계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직·간접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
두 아이에 대한 애착도 남달랐다. 특히 10월 3일이 첫째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해 처음으로 맞는 운동회라 준비에 한창이었다고 한다. 지인들을 초대했고 직접 김밥을 싸기 위해 준비도 했다. 지난 9월 29일에는 찜질방을 찾았다 돌아오는 길에 트렁크 가방을 구입하기도 했다. 가방이 너무 예쁘다며 이 가방으로 아이들과 함께 놀러가고 싶다는 얘기까지 했다고 한다.
마지막 만찬이 된 10월 1일 밤 술자리에서도 별다른 특이점은 없었다고 한다. 사채설 등으로 본인이 힘겨워하기보다는 오히려 걱정해주는 지인을 위로했을 정도였다고.
경찰 발표 내용과 달리 그날 술자리에선 술도 그리 많이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술자리가 끝난 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는 다시 “죽고 싶다”는 얘길 하며 급격히 우울해진 모습이었다고. 삶에 대한 희망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 그리고 홀로 남겨진 시간의 외로움과 연예계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사이에서 방황하던 고인이 결국 충동적으로 자살이라는 막다른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여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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