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민 용인시장이 지난 4월 32번째 줌마렐라 축구단 창단식에 참석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일요신문] 난치병으로 축구선수 꿈 좌절된 아들을 대신하기도, 20대 대학생부터 손자 둔 60대주부가 함께 땀을 흘리며, 모녀 선수에 남편이 코치로 부인은 선수로 나서는 등 가족은 물론 용인시 전체가 축구열기로 한껏 고조되고 있다.
바로 용인시가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줌마렐라 축구단 열풍이다. 줌마렐라(아줌마+신데렐라) 축구단은 작년 11월 이동면을 시작으로 불과 6개월 사이에 용인시청 줌마렐라 축구단을 포함, 31개 전체 읍·면·동에 줌마렐라 축구단이 자발적으로 창단되는 등 가사와 자녀 양육으로 인해 사회로부터 소외되기 쉬운 여성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올해 24일 열리는 제2회 용인시 줌마렐라 축구 페스티벌에는 용인시 전체 31개 읍,면,동에 각 1개 팀과 시청에 1개 팀 등 32개팀 총 801명이 참여한다.
경기도 용인에 사는 주부 구선희(36)씨는 아들 세명이 모두 초등학교 축구 선수이다. 하지만 첫째 아들이 갑작스레 난치성 질환에 걸려 더 이상 축구선수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자 한동안 힘든 생활을 보냈었다. 이때 지인의 권유와 “자신의 꿈을 대신해 달라”는 큰 아들의 권유로 직접 그라운드에 나서 누구보다 열심이다.
용인시 동백동에 선수로 가입한 주부 장선화씨(45)는 “평소에는 학교 운동장 한바퀴도 제대로 뛰지 못하는 체력이었고 운동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그러나 친구 권유로 줌마렐라에 가입해 축구를 시작하면서 건강한 체력과 생활의 활력소를 얻었다”고 말했다.
구성동의 장영란씨(41)는 “평소 운동에 관심이 많아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까 싶어 축구단에 가입했는데 축구를 시작한 이후 몸무게가 10kg이나 줄었다”며 좋아했다.
김현경씨(43)는 “축구에 관심이 많아 가입했는데 축구를 시작한 이후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가족간의 관계도 화목해졌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줌마렐라 축구단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연령도 다양하다. 20대 여대생부터 손자를 둔 60대 주부까지 선수로 가입해 활약하고 있다. 최고령 선수는 풍덕천1동의 최희숙씨로 68세이며, 최연소는 이동면의 신효정씨로 22세다. 최고령과 최연소의 나이 차이가 46년이나 되지만 이들의 축구를 향한 열정은 비교대상이 아니다.
또한, 모녀가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가정도 있는가 하면 부인은 선수, 남편은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가정도 있다. 다이어트 등 개인 건강과 가족간의 관계개선은 물론 생활에 활력소를 찾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일 정도로 줌마렐라 축구단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용인시 관계자는 “축구가 여성들에게 익숙치 않은 종목인데 많은 여성들이 참가해 시민들의 화합의 축제 한마당이 되고 있다”며, “줌마렐라 축구단이 용인이 ‘여성특별시’로서의 행복도시를 구현하는데 상징적인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민 용인시장은 “‘여성특별시 용인’은 용인만의 차별화된 여성사회참여와 시민화합을 위한 용인시의 중요한 플랜이다. 이를 가장 잘 구현하고 있는 것이 ‘줌마렐라’ 축구단이다”고 밝혔다.
이어 정찬민 용인시장은 “‘용인시 줌마렐라 축구 페스티벌’은 용인시 여성들의 생활체육 축제이자, 실질적인 양성평등을 실현하고 여성의 사회 참여를 확대하기 위함인 만큼, 용인시에 여성 축구가 굳게 뿌리내리고, 용인시 여성들의 사회참여 활성화의 큰 상징이 될 수 있도록 이번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