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전 13기의 뚝심 정치인이었던 박경철 전북 익산시장이 29일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원을 대법원에서 확정받아 시장직을 상실했다. 익산시의 공직과 지역사회는 ‘안타깝다’와 ‘후련하다’는 반응이 엇갈리며 크게 술렁이는 가운데 현안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산시청 전경>
[일요신문] 12전 13기의 뚝심 정치인이었던 박경철 전북 익산시장이 29일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원을 대법원에서 확정받아 시장직을 상실했다.
이로써 지난해 6·4지방선거에 무소속 후보로 당선된 지 1년4개월 만에 다시 야인으로 돌아가게 됐다.
더불어 갖은 고생끝에 가까스로 오르며 품었던 ‘시민시장’의 꿈도 접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익산시의 공직과 지역사회는 ‘안타깝다’와 ‘후련하다’는 반응이 엇갈리며 크게 술렁이는 가운데 현안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대법원 상고 기각…벌금 500만원 확정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박 시장이 제기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고 벌금 500만원을 확정했다.
그는 ‘선출직 공무원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량이 확정되면 직위를 잃는다’는 법률 규정에 따라 시장직을 잃었다.
박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이틀 전인 6월2일 희망제작소가 선정한 ‘희망후보’가 아닌데도 ‘희망제작소에서 인증받은 목민관 희망후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자회견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박 시장은 방송 중계되는 익산시장 후보자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당시 익산시장이었던 이한수 전 시장을 겨냥해 “시장에 취임하자마자 쓰레기소각장 사업자를 바꿨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고 허위사실을 말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1심과 2심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고 상고했지만, 대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시장직을 잃었다.
◇ 직위 상실 소식에 ‘술렁’…‘안타까움과 후련함’ 교차
시장직 상실 소식이 알려지자 공무원과 시민은 재판 결과에 크게 술렁였다.
‘안타깝다’와 ‘후련하다’는 반응이 엇갈렸지만, 지역에서는 대체로 갖은 잡음으로 공직사회와 지역이 어수선했던 만큼 ‘늦었지만 결론이 나 다행이다’는 분위기다.
여기에 익산시 행정 수장의 공석으로 인한 현안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교차하고 있다.
한 공무원은 “취임 직후부터 독자적이고 돌출적인 행정으로 공직사회의 동요가 컸고 시의회를 비롯한 정치권, 언론과도 소통이 부족해 많은 논란과 파란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개혁과 혁신을 추진하려 했지만, 우군 없이 홀로 진행하려다 번번이 가로막혀 안타까운 측면이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익산시의회 황호열 산업건설위원장은 “박경철 시장이 취임 후 익산시의회와 소통하지 못하고 언론을 차단한 것은 박 시장의 큰 시대적 착오”라고 지적했다.
시민 오 모(51)씨는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법의 정확한 기준을 들어 국민과 익산시민을 위해 내린 당연한 판결이다”며 “1심과 2심, 상고심, 15개월간의 기나긴 재판으로 인해 익산시 발전이 5년 이상 퇴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익산시는 시장의 부재로 내년 4월까지 5개월 넘게 부시장 대행체제가 이어져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 역사문화도시 건설, KTX 익산역세권 개발, 기업유치 및 경제활성화 등 현안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경철 그는 누구인가...‘불통시장’ vs ‘소신시장‘ 동정론도
박 시장은 1988년 13대 총선을 시작으로 13차례나 국회의원과 시장 선거에 나선 끝에 12전 13기로 꿈을 이뤘다. 2008년 18대 총선을 제외하고는 27년간 치러진 모든 총선과 지방선거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그는 지난해 6·4 지방선거 때 무소속으로 출마,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에서 공천을 받은 현직의 이한수 시장을 736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하지만 박 시장은 취임하자마자 무속속 단체장이면서도 의회와 언론 등 기득권층에 몸을 굽히지 않아 충돌을 빚었다.
특히 소통 부족과 일방적인 행정 등으로 익산시정에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연이은 막말 파문과 파격적이고 일관성 없는 공무원 인사, 우남아파트 주민에 대한 ’긴급 대피명령‘, 광역상수도 전환과 시청사 안전진단을 위한 ’예산 선결처분‘, 업무추진비 과다 사용은 큰 논란과 파란을 일으켰다.
이 때문에 그를 향해 소통부족과 ‘돈키호테’라는 비아냥도 뒤따랐지만 ‘소신있는 단체장’이라는 동정론도 적지 않았다.
불굴의 뚝심으로 익산시장에 오른 ’오뚝이 정치인 박경철‘은 선거법 위반에 발목이 잡혀 결국 야인으로 다시 돌아가게 됐다.
◇벌써 자천타천 입지자 7~8명 물망...“급격한 선거분위기에 빠져들듯”
박경철 익산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시장직을 상실하면서 재선거를 겨냥한 입지자들의 행보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익산은 내년 4월 국회의원 2명과 시장까지 뽑는 선거가 한꺼번에 치러지게 돼 선거분위기로 급격히 빠져들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지역에서는 7∼8명이 자천타천으로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김병곤 전 전북도의장과 김영배 전북도의원, 현 익산시청 비서실장인 박종열 전 시의원, 김수흥 국회사무처 수석전문위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여기에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탈락했던 정헌율 전 전북도 행정부지사와 배승철 전 도의원도 2차전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새정치민주연합 전북도당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원일씨와 현직 변호사인 전완수씨, 박경철 시장 선거를 도왔던 최행식 원광대 교수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736표 차이로 박 시장에게 석패한 이한수 전 시장도 출마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시장 선고가 늦춰지면서 물밑 움직임만 보였던 차기 시장 입지자들은 대법원 확정 판결과 때를 맞춰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