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어디까지 수사가 확대되느냐다. 벌써부터 더 많은 스포츠 선수들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국일보>는 마카오의 특급 카지노 호텔들을 찾아 거액 도박을 한 프로야구 선수들이 삼성 소속 선수들 외에도 다른 팀 소속 선수 6명 등 모두 9명에 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프로야구계를 중심으로 한 스포츠계의 현안임에도 연예계 관계자들이 현재 상황에 주목하고 있는 까닭은 연예인 연루 가능성 때문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해외 카지노에서 목격됐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예인 목격설 역시 함께 거론되고 있다. 스포츠 선수들도 얼굴이 많이 알려진 유명인이지만 연예인은 훨씬 더 얼굴이 잘 알려진 편이다. 이에 따라 연예인들의 목격담이 더 많고 구체적일 수밖에 없다. 한 중견 연예기획사 대표는 스포츠 선수와 연예인들이 이처럼 도박에 많이 연루되는 까닭이 큰돈을 버는 직업이라는 특성보다 조폭과의 친분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스포츠 선수와 연예인은 비교적 큰돈을 버는 직업군입니다. 물론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고 스타급 선수나 연예인이 그렇단 얘기죠. 일반인들은 그들이 너무 쉽게 큰돈을 번다고 생각하고 그런 까닭에 거액이 오가는 도박에도 쉽게 손을 댄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그건 정말 일부의 얘기일 뿐입니다. 대부분은 조폭이라 불리는 이들과의 친분이 그들을 도박에 끌고 갑니다. 특히 스포츠 선수들 가운데에는 어릴 때 함께 운동을 하다 선수의 길을 포기하고 조폭 같은 범죄의 길로 진출한 친구들이 많고 그들과의 빗나간 우정으로 도박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연예인들 비슷한 경우가 많고요.”
이런 얘기는 스포츠 관계자들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도박이 좋아서 손을 대기 시작하는 사례보단 친구들이 다 하니까 함께 어울리다 중독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친구가 일하는 불법 하우스에 놀러 다니다 도박에 빠지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고 하는데 처음엔 특별한 생각 없이 친구를 만나러 가서 친구들이 다 하니까 함께 도박을 시작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연예관계자들은 그나마 연예인은 매니지먼트를 통해 사생활 관련 영역도 최소한의 관리가 이뤄지는 데 반해 스포츠 선수들은 그렇지 못한 부분이 도박에 노출되는 위험도를 높였다고 분석한다. 과거 소속 연예인이 스포츠 선수와 열애설에 빠져 고생했던 경험이 있는 한 중견 매니저의 설명이다.
“요즘에는 스포츠 업계도 소속사가 생기고 있는데 연예계의 매니지먼트 개념이 아닌 에이전트 개념입니다. 그것도 일부 스타급 선수에 국한된 얘기로 대부분의 선수는 구단이 직접 관리하는 방식이죠. 그쪽은 이적과 연봉 협상 등 각종 계약과 관련된 공식 업무를 위주로 일이 진행될 뿐 사생활 관련 관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습니다. 관리가 들어가는 부분 역시 경기력 유지 및 향상을 위한 측면 위주죠. 불법 도박과 같은 범죄까진 아니어도 사생활 관련 물의를 빚을 만한 사안에 대해서도 연예인은 계속되는 주의와 일정 수준의 관리가 이뤄지지만 스포츠 업계의 경우 비시즌에는 사생활 관련 관리가 전혀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요즘 스포츠 업계를 더욱 뒤흔드는 것은 바로 승부조작이다. 다양한 종목에서 끊임없이 승부조작 관련 물의가 이어지고 있다. 스포츠 업계 관계자들은 적발되지 않았을 뿐 훨씬 많은 승부조작이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여기에선 또 한 번 조폭 등 불법 도박 관계자들과 스포츠 선수들의 친분이 크게 작용한다. 한 스포츠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연루되는 사례를 보면 정말 돈이 급하거나 자기도 도박을 해서 큰돈을 벌려는 목적인 경우보다 친구 등 지인의 부탁을 받고 거절하지 못하면서 어쩌다 보니 연루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심지어 금전적인 보상을 받지 않고 승부조작에 가담하기도 합니다. 자기가 돈을 받으면 나중에 문제가 될 것 같이 두렵지만 친한 지인의 부탁을 거절할 수도 없어 경기 도중 부탁받은 특정 행위를 해서 승부 조작에 관여하는 거죠. 그리곤 자기는 돈을 받지 않았으니 승부조작에 연루된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렇지만 처음엔 이렇게 시작했어도 결국은 상당한 돈을 받고 승부조작에 적극 가담하는 경우도 꽤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