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창용 | ||
그러나 미국 스카우트들 눈에 비친 한국 선수들의 실력은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메달 획득에도 불구하고 평가 점수가 좋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일까. FA 예정자 3인방의 실력과 환경을 토대로 그들의 가능성을 체크해본다.
먼저 내년 시즌부터 FA로 풀리는 임창용은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자세가 남달랐다. ‘국내용’이라는 달갑지 않은 오명을 이번 대회를 통해 불식시키겠다는 의지가 상당했다. 또한 미국 스카우트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사이드암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중인 김병현과 임창용을 비교할 때 과연 임창용이 김병현보다 뛰어난 실력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김병현이 처음 미국에 진출했을 때만 해도 타자들은 김병현의 이상한 투구폼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공이 위에서 밑으로 떨어지는 각도에만 길들여져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밑에서 위로 올라오는 볼을 때리려다보니 방망이 휘두를 타이밍을 잃어버린 것.
▲ 이승엽 | ||
하지만 이젠 메이저리그 타자들도 김병현의 볼에 익숙해졌고 공략법도 터득했다. 그렇다면 만약 임창용이 미국에 진출할 경우 ‘여우’ 같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요리하며 원하는 대로 공을 뿌릴 수 있을까. 야구인 A씨는 “임창용은 김병현보다 볼 스피드도 느리고 볼이 떨어지는 각도에 큰 변화가 없다. 더욱이 나이가 있기 때문에 즉시 전력감이 돼야 하는데 지금 실력으론 어렵고 한 2~3년 마이너리그 생활을 각오해야 한다. 단지 사이드암 투수라고 대접받던 시기는 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미국 진출 문제로 구단과 실랑이를 벌이다 2003년까지는 국내에서 활동하겠다고 약속했던 이승엽도 만약 삼성이 올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다시 한번 외국 진출 문제가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이승엽은 뭐니뭐니해도 삼성의 간판타자요, 둘도 없는 ‘적자’ 선수.
삼성이 이승엽을 키우기 위해 알게 모르게 들인 돈과 노력은 숫자로 계산하기 어려울 만큼 엄청나다. ‘서자’들이 즐비한 가운데 제대로 된 혈통을 잇기 위해 이승엽을 ‘적자’로 키운 삼성으로선 그를 보내는 것은 대잇기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한 이승엽이 미국에 진출해서 성공하리란 보장이 없다는 것도 삼성의 마음을 닫게 만든다.
▲ 박재홍 | ||
해결방법은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것밖에 없다. 우승 후엔 이승엽이 원하는 곳으로 보내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 아직까지 이승엽은 올 초 구단과 2003년까지 삼성에서 뛰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입장만 표명하고 있다.박재홍도 한때 메이저리그 진출설이 나돌았으나 소문만 무성했고 가시적으로 드러난 팀은 한 곳도 없다. 그러나 외국 진출에 대한 의지만큼은 대단하다. 얼마전 메이저리그에 정통한 에이전트와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나서는 등 FA를 대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야구인 B씨는 “박재홍의 체격이 ML 타자들에 비해 작고 변화구 공략이 떨어지는 단점 때문에 메이저리그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지었다. 그럼에도 박재홍은 미국이 안되면 일본에라도 진출하겠다는 야망을 숨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