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정환-이혜원 커플의 결혼식장면. | ||
시어머니가 구치소에 수감됐는데도 불구하고 면회도 안하고 1천4백여만원의 밍크코트를 사입었다고 해서 구설수에 오른 이씨로선 더욱 기가 막힐 수밖에. 신문 보도 후 몸살을 앓았을 만큼 충격을 받았고 세상의 관심이 무섭다고 말할 정도다. 삶의 질곡이 유난히 깊은 안정환과 평범치 않은 남편을 만나 공인처럼 살고 있는 이혜원씨의 심경을 이씨의 어머니를 통해 알아본다.
모두 내 탓이오!
이혜원씨의 어머니 전봉숙씨는 밍크코트 문제는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한다. 딸이 하나였고 부유한 환경 탓에 명품을 주로 사입혔던 생활들이 결국엔 이런 문제를 만들었다는 것.
“언론을 통해서만 우리 애를 아는 사람들은 쉽게 이해 못할 것이다. 혜원이는 어렸을 때부터 부러울 게 없이 자랐다. 특히 미스코리아이기 때문에 옷에 유난히 관심이 많고 훌륭한 패션 감각을 가졌다. 밍크코트는 사치보다는 예전의 생활 방식대로 행동했던 것이다. 단지 그 시기가 좋지 않았다.”
전씨는 딸의 행동을 나무라기도 했지만 결혼 전부터 지금까지 남편과 시어머니 사이에서 힘들었던 과정을 지켜봤기 때문에 한편으론 불쌍하기도 하고 이해가 된다고 말한다.
▲ 지난 10월 경찰에 붙잡힌 안정환의 어머니.(왼쪽), 장모 전봉숙씨와 아내 이혜원씨 | ||
사실 이혜원씨는 지난 귀국 때 남편 몰래 시어머니를 면회하려고 했다. 그동안의 과정이야 어떻든 그렇게 하는 것이 며느리된 도리라고 여겼던 것. 그러나 안정환이 만류했다고 한다. 20여 년 동안 어머니에 대한 미움과 원망이 쌓인 안정환으로선 수감 생활을 하는 어머니를 동정할 수 없었다.
물론 천륜의 연을 끊을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어머니 때문에 안정환이 겪은 고통과 좌절, 수치심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이번 일도 우여곡절 끝에 일본에 진출하자마자 어머니 일이 터져 일본 기자들로부터 어머니와 관련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안정환은 쥐구멍을 찾고 싶을 만큼 비참했다고 한다. 한때는 어머니가 변화되기를 바란 적도 있지만 지금은 완전히 포기했다는 것.
엄마 빚 갚아줄까
아무리 원망스런 어머니지만 이번 일까지는 안정환이 책임지기로 했다. 현재 모든 일을 변호사에게 일임한 상태인데 변제할 액수가 4억5천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돈으로만 해결되지 않는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어 조금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안정환은 가족들에게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진짜 이번이 마지막이다. 앞으론 어떤 일이 생겨도 절대 내가 해결해주지 않겠다. 이젠 나도 엄마의 그늘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고 싶다”는 애달픈 바람이었다.
안정환은 결혼한 지 어느덧 1년이 다 되간다. 하지만 아직 두 사람한테는 아이가 없다. 일부러 피하고 있는 것. 신혼을 연장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안정환의 반대로 2세를 못가졌다고 한다. 이유가 뭘까. 어머니 때문이다. 어머니의 성을 딴 자신과 할머니 성을 달고 사는 아이를 생각하면, 또 아이한테 그런 집안의 내력을 설명해줘야 하는 데서 자신이 없었던 것. 그래서 절대로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우겼는데 일본에 가서는 달라졌다고 한다. 하나 정도는 낳고 싶다고 말해 아내 이씨를 감격시켰다는 것.
장모의 치맛바람?
안정환은 자신의 명의로 된 집이 없다. 결혼하자마자 이탈리아에서 생활했고 지금은 일본에 있다보니 귀국해서는 주로 처가에서 지낸다. 그로 인해 이런저런 오해를 받기도 했다. 주로 친가쪽에서 나오는 비난이지만 주된 내용이 장모의 치맛바람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는 야유들.
이에 대해 이씨의 어머니 전봉숙씨는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마치 우리가 사위 덕에 호강하는 것처럼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금까지 사위로부터 단 10만원도 받아 쓴 적이 없다. 우리도 능력이 되는데 왜 사위한테 기대고 살겠나. 오히려 두 사람 몫으로 우리가 갖고 있는 땅을 선물로 줄 정도다.”
한편 안정환의 어머니는 구치소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한다. 아들이 자신의 채무 관계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소식을 들으면서부터는 생기를 되찾고 있다고. 안정환의 외가 쪽도 채무변제가 확실히 매듭지어질 때까지는 조용히 지내겠다는 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