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문제는 삼성이 요구하는 높은 이적료. 무려 3백만달러(약 36억원)에 이른다. 현지 구단 관계자들이 비공식적으로 밝힌 1백만∼2백만달러와는 액수 차이가 상당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이적료 차이에 대해 임창용측이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
▲ 임창용(26•삼성) | ||
삼성에서 2년간 더 뛰게 될 경우 FA선수로 풀려난 다음 자유롭게 해외진출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임씨의 설명에 의하면 삼성 구단측은 2백50만달러의 응찰액이 들어와도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임창용의 복귀를 바라는 팀 사정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임창용은 이적료의 액수와 상관없이 메이저리그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수 있을까. 한국 특파원들 사이에선 임창용의 몸값이 예상만큼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일본 요미우리의 마쓰이 히데키가 연일 미국 현지 언론으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데 비해 임창용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다는 점을 지목한다.
이에 대해 현지 임창용의 에이전트 역할을 맡고 있는 김민수씨는 “눈치작전 때문이다. 스카우터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드러날 경우 몸값이 올라가기 때문에 일부러 표현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애너하임 에인절스,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메츠, 텍사스 레인저스 등 4개 팀에서 4∼5년 전부터 관심을 보냈고 만약 결정이 된다면 그중 한 팀이 될 것이다. 오늘(16일)도 중간계투로 나가 3이닝 동안 무실점을 올려 현지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만약 응찰액이 삼성에서 요구한 3백만달러에 못미쳐 불발이 된다면 여론의 힘을 빌릴 수도 있다는 의향을 나타냈다.
임창용은 통화에서 “한국에선 뚜렷한 목표가 없어 운동을 소홀히 했다. 그러나 여기 와선 완전히 달라졌다. 왜 열심히 훈련해야 하는지 목표가 생겼다. 욕심 같아서는 내년 시즌부터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게 된다면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열쇠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쥐고 있다”며 초조한 심경을 고백했다.
한편 사실혼 관계였던 약혼녀 이현아씨(영남대 4년)와의 파경 문제는 여전히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씨는 “오빠(임창용)만 생각하면 용서할 마음이 있지만 오빠의 가족들이 얽혀 있기 때문에 재결합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임창용 가족들에 대한 원망을 드러냈다.
사치했다는 임창용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남편 소득에 따라 사치 기준이 달라진다고 들었다. 오빠 연봉이 합치면 5억원 정도 되는데 설령 내가 1억원을 썼다고 해도 사치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처음으로 유산 얘기를 꺼냈다. “유산을 여러 차례 했다. 시어머님이 원하지 않으셨다. 점을 보셨는데 좀 더 있다가 애를 낳아야 좋다고 자주 말씀하셨고 가뜩이나 사이가 안좋은 상태에서 애를 가졌다고 하면 더 안좋아질까봐 어쩔 수 없이 수술을 받곤 했다.
마지막으로 유산을 받았던 때가 지난 9월이었는데 그때는 오빠랑 같이 병원에 갔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임창용의 아버지는 “우린 유산했다는 소릴 한 달 전에 처음 들었다. 어떻게 자식 낳은 부모로서 유산을 권유할 수 있겠나. 늦게 낳을수록 좋다고 하니까 조심하라는 얘기만 했을 뿐이다. 우리가 알기론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라 그애의 담배 피우는 습성으로 인해 기형아 출산을 우려해서 유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남편의 가족들 때문에 이혼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아내, 며느리의 사생활과 낭비벽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단언하는 시부모. 나오는 말마다 서로에 대한 험담과 트집잡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임창용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어떤 색깔로 매듭지어질지 궁금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