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무가 프로리그에 참여하면 광주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 으로 사용하게 된다. | ||
‘월드컵 이후의 경기장 활용’과 ‘K-리그 활성화’, 그리고 ‘프로선수들의 병역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서 이사회의 결정을 환영하는 반면, 한편에서는 그보다는 ‘아마팀이 프로에 참여함으로써 생기는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반대 입장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상무는 98년부터 정원을 2배 가까이 늘린 데 이어, 지난해에는 2군 리그에 참여하는 등 이미 오래 전부터 프로 참가를 준비해 왔다. 타 구단에 비해 운영비가 현저히 적게 든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리그 참가가 예상돼 왔지만, 이것이 결국 현실화됨에 따라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상무의 프로참가가 승인된 결정적인 이유는 팀 수가 늘어남으로써 프로축구의 상품가치가 올라가고, 전체적으로 K-리그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대승적인 차원’ 때문.
광역시로서 비교적 넓은 시장에 속하는 광주에 프로팀이 없음으로 인해 인기 면에서 프로야구에 뒤처질 수밖에 없었는데, 상무의 프로참여는 대구 구단의 창단과 맞물려 이러한 문제를 어느 정도 보완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월드컵경기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상무의 승인을 재촉했다. ‘국민의 혈세로 지은 경기장이 연고구단이 없어 썩게 된다면 국가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는 비난을 잠재울 수 있게 됐다. 실제로 막대한 운영비가 투입되는 프로팀이 창단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이미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상무를 끌어들이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얘기다.
프로팀 운영에 거액의 자금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선수들의 연봉 때문인데, 상무는 이로부터 자유로운 입장이다. 프로선수들의 군 복무로 인한 경기력 상실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됐다는 점도 긍정적인 효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2월드컵 전까지만 해도 축구선수들이 국제대회 성적을 통해 병역면제 혜택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으며, 상무에서 뛰더라도 양과 질적인 면에서 현저히 떨어지는 아마추어 대회만 참여하기 때문에 경기력이나 기량이 저하된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 신문선 SBS해설위원(왼쪽), 이상철 전 KBS해설위원 | ||
또한 “다만 광주 연고의 프로팀이 탄생할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연맹보다는 광주시가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전북의 조윤환 감독도 “선수 수급에 전혀 문제가 없고, 무엇보다 선수들 스스로가 이득”이라는 점에서 찬성 쪽에 무게를 뒀다.
당사자인 이강조 상무 감독은 “몸값이 생명인 프로 선수들이 친정팀과의 경기에서 열심히 뛰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한 뒤, “프로의 활성화를 선도해야 할 언론이 오히려 이를 저해하고 있다”며 일부의 주장에 대해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반해 반대론자들은 주로 현실적인 문제들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엄연한 아마추어인 상무가 프로에 참여하는 것은 K-리그 자체의 정체성을 위협할 수 있고, 경기의 질이 전체적으로 저하될 수 있다는 것.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아마팀은 말 그대로 아마팀이지, 프로팀이 될 수는 없다”고 전제한 뒤, “상무의 프로리그 참여와 프로선수들의 병역문제는 본질적으로 별개의 문제”라고 일축했다.
포항의 최순호 감독도 “구단수가 늘어나는 것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프로선수들은 원 소속팀으로부터 연봉의 일부를 받는다는 점에서 양자 모두 껄끄러울 것”이라며 제도적인 보완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또, 상무가 월드컵 경기장의 활용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승인됐다고 하지만, 정작 최대시장인 서울은 여전히 ‘무주공산’인 까닭에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놀려야 한다는 점도 커다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 구단 감독은 이를 “거꾸로 가는 정책”이라고 꼬집으며, “정작 시급한 문제는 다른 데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외에도 광주에 진정한 프로팀이 탄생할 수 있도록 ‘상무의 연고지를 못 박지 말자’는 의견과, 결과적으로 ‘찬밥 신세’로 비칠 수 있는 광주시민들이 얼마나 축구장을 찾아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재성 스포츠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