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니치 드래곤스의 홈구장인 나고야돔 | ||
그렇다면 이들 프로리그가 흥행에 실패하는 주된 원인은 무엇일까. 종목별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팬들이나 전문가들이 흥행의 저해요인으로 꼽는 대표적인 ‘아킬레스건’이 존재한다.
3대 프로스포츠 중 가장 큰 사랑과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야구는 여전히 숙제가 산적해 있다. 그 중에서도 경기장 시설 문제는 흥행을 가로막는 주된 원인이다. 국내 야구장은 우선 규모부터 한계를 드러낸다. 잠실·문학·사직 등 세 곳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구장이 1만여명 정도밖에 수용하지 못하며, 이 때문에 관중동원에 원천적인 한계를 지닌다. 시설 면에서도 국내 야구장들은 최소한의 경기관람만 가능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구경백 경인방송 해설위원은 “22년 동안 7천만명을 동원한 최고 인기 스포츠가 아직까지 돔구장 하나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며 애석해한다. 실제로 이웃 나라 일본만 하더라도 6개의 돔구장이 있지만, 국내에는 말만 무성했을 뿐 실질적인 추진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우천에 상대적으로 약한 종목인 야구가 이처럼 돔구장이 없다 보니 경기 일정이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다.
프로축구는 오랜 숙원이었던 경기장 인프라를 월드컵을 호기로 단번에 해결했지만, 또 다른 아킬레스건인 ‘서울팀의 부재’로 인해 흥행에서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뱅크원볼파크 | ||
서울이 이처럼 ‘무주공산’으로 남아 있는 것은 연맹에 납부해야 하는 2백40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서울 입성비’가 원인이다. 이는 프로야구의 서울 이전비(60억원)나 프로농구의 서울 입성비(50억원)에 비해 턱없이 높은 액수이며, 이 때문에 서울팀 창단을 추진한 몇몇 기업들도 초기 단계에서 계획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프로축구가 이처럼 고가의 서울 입성비를 고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서울월드컵경기장 건설비용으로 축구계가 떠안은 할당분(2백억원) 때문. 따라서 이 할당분을 서울시가 대폭 삭감해주는 등의 획기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서울팀 창단은 여전히 ‘난센스’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출범 7년째를 맞고 있는 프로농구는 비교적 단기간에 프로의 모양새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지만, 겨울스포츠로서 야구와 축구가 휴식을 취할 동안 자연히 스포츠팬들을 농구장으로 끌어올 수 있는 이점에 비해 현재의 흥행실적은 썩 좋지는 못한 편이다.
그 원인은 무엇보다 ‘잦은 연고지 변동’에 있다. 모 기업의 변동이 연고지 이동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는 구단과 연고지 자치단체와의 갈등도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연고지 자치단체들이 연고지 프로농구팀을 ‘수입 창출’의 수단으로 간주, 체육관 임대료를 턱없이 높은 가격에 책정하고 이에 부담을 느낀 구단이 더 좋은 조건을 내세우는 곳으로 이전한다는 것. 여기에 프로야구와 달리 장기임대가 어려운 상황에서 시설투자에 인색한 자치단체들의 체육관 운영방식도 구단들의 연고지 관리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가뜩이나 ‘잦은 선수 이동’과 연고팀보다는 ‘스타’를 쫓아가는 농구 팬들로 인해 연고지 문화를 뿌리내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히 부산, 대전, 광주 등 대도시에 소속팀이 없는 것도 장애가 아닐 수 없다.
한재성 스포츠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