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스페인행 여부가 결정난 뒤’로 미뤘다가 스페인행이 무산되고 일본 잔류라는 시나리오가 나오자 이번엔 “할 말이 없다”며 발을 뺐다. 이렇듯 안정환이 인터뷰를 한사코 기피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 따르면 안정환의 심기가 그리 편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귀국할 당시만 해도 스페인행을 당연시하며 유럽 리그 진출에 대한 꿈을 부풀렸다가 ‘간이역’으로 여겼던 J리그로 다시 돌아간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 외에도 안정환을 ‘칩거’하게 만들었던 요인은 또 있다. 에이전트사인 이플레이어와의 계약 기간이 지난 26일로 끝나면서 새로운 에이전트를 구해야 할지 아니면 이플레이어와 재계약을 맺어야 할지 고민에 빠져 있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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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정환이 이플레이어 안종복 대표(작은 사진 오른쪽)와 에 이전트 관계를 지속할 것인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는 전 언이다. | ||
안정환은 실제로 A사로부터 1억원의 계약금을 제시받고 한동안 심한 갈등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A사에선 매니지먼트만이 아닌 에이전트계약까지 함께할 것을 요구했고 안정환으로선 이플레이어와의 관계가 정리되지 않아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이번엔 A사와의 협상 과정에서 안정환이 계약금을 더 올려달라고 요구를 했다고 한다. 안정환이 입을 뗀 액수는 3억원 이상. 월드컵 직후 안정환과 친한 가수의 소속사로부터 엄청난 ‘몸값’을 제시받았던 기억이 났던 것이다. 그러나 A사는 안정환이란 ‘상품’을 통해 3억원 이상의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 일단 계약을 보류시켜 놓은 상태다.
이런 안정환의 물밑 움직임에 대해 이플레이어의 안종복 대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른바 ‘3자 계약’ 때문이다. 즉 3백10만달러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안정환을 일본으로 데려간 PM매니지먼트사와 이플레이어, 그리고 안정환 등 3자가 향후 3년 동안 공생 관계라는 사실을 문서화시킨 것은 물론 공증까지 받았다는 설명이다.
안 대표는 “나와 정환이의 관계는 비즈니스적인 만남이 아니었다. 아주대에서 부산으로 데려온 사람도 나고 부산에서 이탈리아 페루자로 진출시킨 것도 나다. 친아들처럼 생각하며 지금까지 궂은 일을 도맡아서 처리해줬는데 PM사와의 관계를 뻔히 알고 있는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한다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안정환이 ‘변심’을 꿈꾼 이유에 대해 나름대로의 해석을 내놓았다. 즉 이번 스페인행이 무산되고 시미즈로부터 연봉 동결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플레이어측에 섭섭해 했을 수도 있다는 것.
“그러나 5월 이후 정환이는 분명 유럽으로 나갈 수 있다. 스페인이 가장 유력하고 독일, 프랑스의 한 프로팀과 구체적인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PM에서도 5월 전까지 정환이를 통해 수익을 꾀한 뒤 무조건 보내주기로 약속했다. 만약 정환이가 다른 에이전트를 알아본다면 PM사측에 3백10만달러를 지불하고 가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 안정환의 한 측근은 “3자 계약을 맺긴 했지만 이플레이어와 정리 단계에 이를 경우 안정환이 독자적으로 PM사와 일을 할 수 있다”며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단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안정환과 이플레이어 사이의 계약서 내용 중 ‘90일 전에 서면으로 재계약 여부를 통보하지 않을 경우 관계가 지속되는 걸로 간주한다’는 문구. 안정환은 지금까지 이플레이어에 정식으로 계약 종료 의사를 밝힌 적이 없었던 것이다.
안정환이 이플레이어와 관계를 청산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알려지면서 또 다른 에이전트사인 B사는 안정환이 아닌 아내 이혜원씨와 접촉, 역시 억대의 계약금을 제시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전언이다.
그 동안 해외이적 문제로 골치를 앓다가 이번엔 에이전트사와의 계약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등장하는 등 이래저래 안정환으로선 하루도 맘 편할 날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