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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엘류 감독 | ||
비디오 분석 결과와 함께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낀 선수들의 장단점에 대해 깨알같이 메모를 하고 있는 쿠엘류 감독의 수첩 속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일명 ‘쿠엘류 X파일’로 불리는 수첩의 ‘비밀’을 대표팀 관계자와 코칭스태프를 통해 들여다본다.
우선 콜롬비아전에 뛸 주전 선수들은 예상대로 2002월드컵 대표팀 선수들 중 해외파들이 대거 포진할 것 같다. 쿠엘류 감독은 이미 지난 14일 차두리(빌레펠트)와 고종수(교토 퍼플상가)를 제외한 8명의 해외파 선수들의 소속 구단으로 소집 협조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쿠엘류 감독이 월드컵 대표팀 선수 위주로 팀을 구성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국제무대에서 검증된 선수라는 사실 때문. 대표팀에서 활약하지 못한 일반 국내 선수들을 주전 멤버로 뽑기에는 비디오 자료는 물론 쿠엘류 감독이 갖고 있는 보고서 내용이 빈약하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쿠엘류 감독이 많은 선수를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해외파 선수들을 상대로 한 비디오 분석에서 쿠엘류 감독은 각각의 선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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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리커처=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차두리는 공격수이면서도 스크린 플레이 능력이 없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로 인해 문전 처리 능력이 부족하고 과감한 플레이를 보이지 못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나타나자 주위 코치들한테 그 이유를 묻는 등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고.
쿠엘류 감독이 가장 고심하는 부분은 홍명보를 대신할 만한 수비수를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는 점. 따라서 대한축구협회에서 추천한 55명의 대상자 중 막판까지 마땅한 ‘인물’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엔 유상철이 그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이 높다. 유상철이 대표팀 선수 중 나이와 경력 등에서 가장 화려하고 월드컵 때도 홍명보가 교체돼 나간 후 그 자리를 대신하며 별다른 실책을 하지 않아 쿠엘류 감독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특히 유상철은 상대 공격수를 제압하는 파워와 뛰어난 헤딩력 등이 돋보이기 때문에 때론 수비와 미드필드를 오가는 탄력적인 위치 선정으로 팀 전술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는 게 한 코칭스태프의 전언이다.
설기현은 히딩크 감독 때처럼 붙박이 공격수로 뛸 확률이 높다. 쿠엘류 감독에게 선수들에 대해 이런저런 평가를 전했던 협회의 한 임원은 설기현을 가리켜 ‘거품이 많이 들어간 선수’라며 폄훼했지만 쿠엘류 감독은 우직하게 밀고 들어가는 플레이 스타일과 유럽 무대에서의 오랜 경험을 높이 샀다는 후문.
쿠엘류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과의 월드컵 경기에서 피구를 밀착 마크한 송종국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한다. 하지만 피구가 송종국의 수비에 밀려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할 수 없었던 부분과 관련해서는 송종국의 실력이 뛰어나서라기보다 피구가 수술받은 지 얼마 안된 상태로 대표팀에 합류했기 때문이라는 시각을 내비쳤다고.
즉 최악의 컨디션으로 월드컵에 출전했고 당시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이 피구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한 데 따른 참패였다며 피구쪽 입장에서 송종국의 플레이를 평가했다는 것.
한편 쿠엘류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의 차출에 따라 해당 소속팀에 보낼 ‘소집 협조 요청서’ 발송과 관련해서도 협회와 시각 차를 보였다고 한다. 협회측이 4월16일 한·일전에도 소집 요청에 응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을 집어넣자고 하자 일단 3월29일까지만 명시하고 그후의 경기에 대해선 콜롬비아전이 끝난 다음에 생각하자고 잘라 말했다는 것.
쿠엘류 감독과 함께 오랫동안 비디오 분석에 동참(?)했던 대표팀의 최강희 코치는 쿠엘류 감독이 지난 월드컵 경기를 보며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을 놓고 이렇게 표현했다고 전한다. “앞으로 내가 감독으로 나서는 A매치에선 심판의 도움을 받을 수 없을 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