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강희 코치 | ||
쿠엘류 감독이 최 코치를 신임하는 이유는 어느 자리에서든지 감독한테 직언을 서슴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 한 번은 쿠엘류 감독이 최 코치한테 히딩크 감독이 처음엔 포백을 구사했다가 나중에 스리백으로 바꾼 이유를 물었다. 최 코치는 “선수들이 어렸을때부터 스리백 시스템에서 축구를 해왔기 때문에 맨투맨 마크에만 익숙하고 지역방어나 공간을 확보하는 데는 적응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쿠엘류 감독이 “그래도 난 포백을 구사하고 싶다. 만약 안될 경우 경기 도중에 바꿀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하자 최 코치는 “몸에 익숙한 스타일을 하루 아침에 바꾼다고 적응이 되겠나. 가르쳐서 될 게 있고 안될 부분이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고.
최 코치는 한술 더 떠 쿠엘류 감독에게 이런 충고(?)를 하기도 했다.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을 너무 높게 평가하지 말라. 당시엔 선수들의 동기유발도 강했고 협회의 지원도 엄청났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
최 코치가 독일과 스페인에서 축구유학을 했던 경험을 높이 산 쿠엘류 감독은 이번 대표팀 선수들을 뽑으면서도 결정 내리기 힘든 상황이 될 때마다 최 코치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고 한다.
쿠엘류 감독이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거절한’ 유일한 사례가 골키퍼 부분. 코칭스태프측에선 김병지를 후보로 추천했는데 쿠엘류 감독은 김병지가 나이가 많다는 점과 후계자 양성 차원에서 김용대를 뽑겠다고 했다. 코칭스태프는 김용대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지만 쿠엘류 감독은 “만약 나와 함께 생활하다 그런 문제가 나타날 경우 다음부터 안 뽑으면 되지 않느냐”며 뜻을 굽히지 않았단다.
최 코치는 “이번 대표팀은 27일 소집돼 하루 훈련하고 29일 경기를 치르게 된다. 훈련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쿠엘류 감독의 색깔이 제대로 드러날지 의문이다”며 나름대로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