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김동성(왼쪽)이 선수촌 입촌을 거부하고 태극마크를 반 납하자 빙상계가 발칵 뒤집혔다. 오른쪽은 김기훈 코치. | ||
여기서 거론된 코칭스태프는 한국 쇼트트랙의 1세대 주자이면서 현 남자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는 김기훈씨(33). 당사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파문의 진상을 추적했다.
먼저 김기훈 코치는 “감독이 맘에 안든다고 대표팀 선수 생활을 거부한 부분에 대해선 김동성이 어떤 형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대표팀에 발탁되고 무릎수술을 받기로 한 이후부터 동성이는 선수촌 생활을 등한시했다. 대표팀 맏형으로서 후배들을 격려해주기 바랐지만 동성이는 후배들 운동하는 걸 보면 머리가 복잡하다며 잦은 외출을 했고 밤늦게 나갔다가 새벽에 들어오면서 몇 차례 나한테 걸리기도 했다. 그런 선수를 보고 잘했다고 말할 감독이 누가 있겠나. 그래서 이번 대표팀 선수를 뽑는 회의석상에서 김동성의 발탁을 반대했던 것이다.”
그래도 회장단 회의 결과 김동성을 뽑기로 했기 때문에 김동성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김 코치는 입촌 이틀 전인 14일 김동성의 전화를 받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16일 대학원 MT를 가야 하므로 이날 선수촌에 들어갈 수 없다’는 얘기 때문이었다.
김 코치는 입촌 첫날부터 그러면 선수단 분위기가 흐트러지니까 학교측에 사정을 말하고 정해진 날짜에 입촌할 것을 김동성에게 권유했지만 김동성은 엉뚱한 질문만 하고서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 전명규 교수 | ||
윤원호 대한빙상연맹 전무이사는 김동성이 지난 3월 말 대표팀선발전을 겸하는 종합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겠다고 통보한 후 연맹에 제출한 사유서에 ‘무릎부상이 악화돼 연습 부족으로 출전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대표팀에 뽑아주신다면 열심히 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빙상 관계자들 사이에서 김동성의 대표팀 발탁을 두고 반발이 많았지만 선수의 자질을 아까워한 회장단에서 명예회복의 기회를 주려고 했던 것”이라면서 “그런 배려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사퇴서를 제출하는 바람에 개인적으로 황당했다”고 밝혔다.
김동성을 오랫동안 지도했던 한체대의 전명규 교수는 김동성의 행동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선수가 지도자를 선택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일은 선수 생활을 포기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어떤 이유로도 설명이 안되는 행동”이라면서 “그동안 동성이와 몇 차례 전화통화를 하고 입촌을 권유했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 이젠 나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전 교수는 김동성의 입촌 거부와 관련해서 자신에 대해 이상한 오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만약 동성이가 나한테 와도 난 절대로 받아주지 않을 것이다. 15년간 대표팀 감독을 지낸 사람이 어떻게 선수를 두고 그런 장난을 칠 수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윤원호 이사는 “그래도 동성이를 만나게 된다면 설득해서 재기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게 연맹의 방침”이라고 전했다. “무조건 선수를 징계한다고 일이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는 연맹의 일방적인 김동성 편들기에 대해 상당한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