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가 골프팬들과 전문가들을 ‘경악’하게 한 가장 큰 이유는 엄청난 비거리에 있다. 드라이브샷의 평균 비거리가 2백90야드. 3백야드를 넘는 샷도 자주 목격된다. 이는 여자선수로서는 기적적인 비거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LPGA의 톱스타 소렌스탐의 비거리가 2백65야드, 박세리의 경우 2백60야드에 불과(?)하고, PGA 무대에서 평균 비거리가 10위권대인 최경주의 드라이브샷이 2백85야드인 점을 감안하면 놀랄 만한 기록이다. 타이거 우즈의 평균 비거리 2백99야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전문가들은 “비거리는 현재로도 충분하지만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셸 위의 기록적인 비거리는 그의 신체조건에서 비롯됐다. 미셸 위는 현재 키183cm에 체중 70kg의 체격을 지니고 있다. 신발 사이즈도 270mm로 성인남자를 무색케 한다. 또래 아이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웬만한 성인 남자 선수들에 버금가는 신체조건이다.
키만 큰 게 아니다. 긴 팔과 긴 하체도 골프선수로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윙 궤도가 다른 선수들보다 크기 때문에 비거리가 더 나오고 있다는 것.
용인대 골프학과 허남양 교수는 “신체적인 조건에서 미셸 위는 이미 세계적인 선수”라며 “신장이 크고 팔다리가 길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보다 한두클럽 짧게 잡을 수 있는 이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뛰어난 유연성과 체계적인 체력관리도 미셸 위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 미셸 위는 큰 키에 비해 뛰어난 유연성을 보유하고 있다. 선천적인 요인도 있지만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테니스 발레 체조 수영 등 다양한 운동을 배운 것이 크게 보탬이 됐다는 평가다.
또 체계적인 훈련도 미셸 위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대목이다. 네 살 때부터 골프를 시작한 미셸 위는 현재까지 체계적인 훈련을 거치며 성장해왔다. 대학시절 한국에서 골프선수로도 활약했던 어머니 서현경씨와 골프애호가인 아버지 위씨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제대로 된 훈련을 받을 수 있었던 것.
아버지 위씨는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현재 골프에 필요한 ‘특별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특별훈련’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비밀’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미셸 위의 성장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1백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 한 천재적인 선수가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을 달지 않는다.
허남양 교수는 “신체조건이나 성장세로 미루어 보아 앞으로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미셸 위는 당연히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김일곤 사무국장도 “세계 최고라는 애니카 소렌스탐보다도 기본적인 자질이 뛰어나다”며 “성장 가능성은 예측불허”라고 밝혔다.
지난 2월 애니카 소렌스탐은 “10년 후에는 아무도 미셸 위를 이기지 못할 것”이라며 “최소 10타차 이상으로 2위를 이길 것”이라고 ‘미셸 위의 시대’를 예고했다. 하지만 그 시기가 앞당겨질지도 모른다.
미셸 위가 성년이 되기까지 앞으로 6년. 지금의 성장세대로라면 그때쯤 미셸 위는 적어도 188cm의 키와 73kg 정도의 체중을 지닌 슈퍼 골퍼가 돼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교롭게도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지금 체격(188cm·73kg)과 흡사한 모습이 그려지는 셈이다.
스포츠과학자들은 신체조건의 향상으로 평균 비거리도 수십 야드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셸 위가 지금까지 기록한 드라이브샷 최장 비거리는 무려 3백50야드. 어쩌면 과거의 최장 비거리가 미래의 평균 비거리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남은 숙제는 퍼팅과 게임 운영 능력. 아버지 위씨는 “미진한 숏게임 운영능력은 앞으로 경험을 쌓으면 저절로 나아질 것으로 본다”며 딸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걸면서도 “딸에게는 골프가 전부가 아니다.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고, 무엇보다 인간이 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며 애틋한 부정을 감추지 않았다. 안순모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