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임 시장 것도 다 내 탓?” 여권 “‘아성불여(我成不汝)’ 행정 아니냐”
내년 총선 앞두고 여권서 너도나도 ‘對 이재명’ 나설 전망
[일요신문] 이재명 성남시장 “새누리당 시장 땐 가만있더니” 시민행복과 비리척결을 강조한 이재명 성남시장이 때 아닌 위법논란에 휘말렸다. 다름 아닌 연평균 12만여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이용했던 성남시청사 내 야외스케이트장과 성남종합운동장 눈썰매장이 최근 ‘주차장법 위반’ 논란에 휩싸이고, 특혜비리 공무원들이 검찰에 적발되는 등 이재명 성남시장의 책임을 두고 여권에서 강하게 비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이재명 시장의 반정부 행보를 의식한 여권이 이재명 시장과 성남시를 ‘흠집내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이재명 죽이기’에 나선 조직화에 대한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시장 역시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침소봉대(針小棒大)로 사건을 악의적으로 몰아가는 것이자 체계적으로 논란을 일으키는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사진=일요신문>
최근 성남시의회 안극수 의원(새누리당)은 시정질의에서 지난 12일 개장한 성남시청사 부설 주차장 일부 야외스케이트장(1620㎡)과 성남종합운동장 부설 주차장내 눈썰매장이 시민이라는 이름을 볼모로 앞세워 법과 질서를 어기며 합법인 편의시설을 불법인 편익시설로 설치하여 계속 운영한다면 전시행정이라는 비판 또한 받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안 의원은 “시청을 방문하는 수많은 민원인의 편의시설인 주차장을 대폭 축소해 어린이들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일시적인 편의시설로 둔갑시키는 불법행정으로 인해 또 다른 역민원이 발생된다”며, “주차장법상 부설 주차장은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안 된다. 이 시설들은 당장 중단·철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의 말대로 위법성이 인정되면, 주차장법 제29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성남시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천만원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무엇보다 그동안 이재명 성남시장의 청렴이미지에 적지 않은 논란이 될 만하다.
성남시 관계자는 “이들 시설은 겨울레포츠 시설로 2008년부터 매년 청소년 및 어린이들에게 방학 기간 동안 가족과 함께 도심속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체험기회와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추진한 사업으로 1년 동안 어린이들이 기다리는 희망놀이터 중 하나이다. 매년 이용이 증가하는 추세로 2010년 재정상황 등을 고려해 일시중단 되었던 것이 시설개장 요구 민원이 많아 2011년 재개장한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공익을 위한 시설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데 당장 폐쇄한 채로 법적 공방을 벌여야 하는지 고민 중이다”며, “특히, 문제가 된 시청사 주차장부지는 보도블럭으로 제작하여 당초 계획부터 다양한 시민편의 시책을 추진하기 위하여 당초 시설계획부터 계획한 주차장으로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운영 목적으로 법정주차대수 초과면수를 활용하여 설치된 ‘프로그램 주차장’으로 분류돼 다양한 행사를 치렀지만 여태껏 불법 시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더욱이 정부에서 내년 4월경 시행예정인 주차장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제12조(부설주차장의 용도변경 등))에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용도로 사용할 경우 부설주차장을 주차장 이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로 추가하고, 제1항 제7호에 ‘주차장의 일부를 기간을 정하여 일시적으로 주차장 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로서 시장ㆍ군수 또는 구청장이 해당 주차장의 이용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를 명시하는 등 불법 논란자체가 의미 없어지므로 2016년 게획은 논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시민들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으로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새누리당 시장 땐 가만있더니. 근 10년 지난 지금 새누리당 안극수 시의원이 의회서 공식문제제기로 시끄러워진 일이다. 당시에 새누리당 시장과 시의회에서 모두 문제없이 통과되고 시행된 것들인데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사랑받아 온 것을 이제 없애야 하나”며, “무엇보다 시민들이 좋아하는 시설을 가지고 성남시나 시장이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부각시키는 등 침소봉대(針小棒大)해서 공격하는 것과 검찰에 고발한다는 지, 시장과 시민이 부딪치게 만들려는 의도가 보여서 나름 뭔가 성남시정을 체계적으로 공격하는 그림이 있지 않은가. 집요하고 치밀한 공격에 의미가 있지 않겠나”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지난 11월 11일 검찰이 성남시청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억대의 뇌물수수 혐의로 성남시 공무원 A씨(5급)를 체포한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시장의 태도를 두고 여전히 여권이 논란을 제기하고 나섰다.
관련사건은 지난 2009년 민선4기(故이대엽 前시장)시절 발주한 500여억원 규모의 공원로~우남로 도로공사 관련 억대의 뇌물수수 혐의 부분으로 성남시는 6년여 지난 현시점에서 불거진 사건이지만 시 이미지 실추의 책임을 물어 엄정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실제로 성남시는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성남시 공무원 A씨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검찰 압수수색 바로 다음날인 12일자로 직위해제했으며, 성남시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임기 전 사건이라며, 이 시장의 책임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11일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2009년 부패한 새누리당 소속 전임시장 아래서 부패공무원이 저지른 과거의 패악질”이라며,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집권한 새누리당 소속 이대엽시장 부터 수십억대 부정비리로 구속될 정도다. 취임 후 상당수를 내쫓았지만 아직도 이런 부패사범이 쥐새끼처럼 시청사 안에 숨어 있었다. 성남시는 이제 옛날의 성남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여권과 보수여론은 성남시청 압수수색이란 관련 기사를 통해 이재명 성남시장의 문제로 부각시키려했지만 전임 시장 시절 사건으로 드러난 뒤 이재명 시장의 발언을 문제시 삼았다.
곧바로 지난 6.4지방선거 당시 성남시장경선에서 경쟁한 새누리당 신영수 전 국회의원은 “이재명 시장이 지난 공원로 확장공사 뇌물수수 혐의로 긴급체포된 공무원에 대해 전임시장 시절에 발생한 건이라며 선을 그었다”며, “이 시장이 비리 연루 공무원에 대해 ‘쥐XX’라며 발언을 한 것은 성남시 전체 공무원을 비하발언한 것으로 들린다. 이재명 시장 재임시 발생한 사건과 주변 사람들의 비리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한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동이 아니냐. 언론플레이보다 실질적인 청렴도 향상을 위해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한, 이재명 시장이 지난 10월 3일 성남시 ‘시민의 날’ 연계 동별 체육대회를 순회하던 중 성남시 소속 공무원 S씨에게 목을 잡히는 등 폭행을 당했을 당시에도 여권에서는 “오죽했으면, 부하직원에게 폭행을 당하는냐”식으로 이재명 시장의 책임과 자질론을 공격하기도 했다.
이재명 시장은 당시 자신의 SNS를 통해 “(저를 폭행한 괴한이)알고 보니 기가 막히게도 성남시 공무원인데 승진 못했다는 불만으로 그랬다고 한다”며, “전부터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 여러 차례 문제를 일으키던 직원이었는데 결국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고 밝혔다.
이재명 시장을 폭행한 가해자는 성남시 소속 공무원 S씨(시설 7급)로 앞서 병원 간호사 폭행, 직무 부적응, 수시 근무지 이탈 등 다수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수차례 징계를 받았던 관리대상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었다. 성남시의 반려견인 ‘행복이’ 사건도 한 언론에서는 이례적으로 단독보도를 내고 집중조명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이모든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성남시장이 성남시의 복지 3대 정책인 무상교복, 무상공공산후조리원, 청년배당 등의 시행이 정부에서 제동을 거는 등 ‘이재명 죽이기’니 ‘이재명 흠집내기’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사회적기업의 종북논란 때에도 최종 선정기관인 경기도를 제외한 성남시와 이재명 시장에 대해서만 검찰의 강도높은 조사나 언론보도 및 복지정책에서 타 시에 비해 성남시에만 기준이 더 까다로운 것이 아니냐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실례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시장이 함께한 정책 토크콘서트에서도 정부의 복지정책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이재명, 박원순 시장의 정책들을 정부가 해방을 놓고 있다는 의견이 계속 회자되기도 했다.
물론, 이재명 시장이 청탁비리 등을 예방하기 위해 자신의 집무실에 CCTV를 설치하거나 시청 화장실마다 청렴스티커 및 여러 교육을 통해 공무원들의 청렴을 독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무원 관련 범죄 전면 방지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음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시장은 청렴만이 재정혁신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만큼 성남시의 청렴도나 일부문제가 다소 확대될 여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여권측은 이재명 시장과 성남시가 자신들의 입장이나 편들기에만 열중하는 등 “나는 되고 너는 안 된다”는 ‘아성불여(我成不汝)’식 행정을 운영 중이라고 비난했지만, 이재명 시장 역시 정부와 여권을 향해 “정부나 여권이 하면 되고 자신이나 야권이 하면 안된다는 식의 입장만 보이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갈등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 심화될 전망이다. 세월호 국정원 의혹, 메르스 정부 무능대처 등 야권 정치인 누구보다 정부 비판의 선봉대에 있는 이재명 시장인 만큼 벌써부터 일부 후보들 간에서는 야권후보보다는 이재명 시장을 이겨야만 당선이 될 것이라는 생각속에 ‘對 이재명’ 선거전략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쏟아졌던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라는 ‘일반화되고 단정 짓는 책임론’의 화두에 놓여질 것이란 관측속에 다시한번 종북논란과 무상복지 논쟁에서 얻어낸 투쟁하는 ‘율사(律士)’의 모습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