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남성의 상징’이라고까지 불리던 K선수가 있었다. 사실 같은 남자가 봐도 ‘짱’ 멋있었다. 더구나 개인 타이틀까지 거머쥐면서 그의 인기는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었다. K가 집안 좋고 무지 이쁜 여자와 사귀던 시절 데이트할 때도 하루에 수십 통씩 전화가 걸려왔다. 또 ‘무도회장’을 가면 물 좋은 여자들이 테이블까지 찾아와서 아는 척을 했다.
하지만 그의 애인은 워낙 인기 있는 스타라서 팬이 많은 거라 생각하고 결혼하면 주변 정리를 하겠지 했단다. 그래서 결혼을 하고 애까지 낳았는데 주변 정리는커녕 더욱 종횡무진 노는 데 열중하고 주위에 여자가 꼬리를 물고 달려들었다. 매달 카드 영수증은 살벌하게 날아들고 성적도 급격히 떨어졌다. 급기야 트레이드됐는데 이미 몸은 망가져 있었다. 결국 이혼을 하게 됐고 팀에서도 퇴출이 돼서 영원히 그라운드를 떠났다.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연락도 되질 않는다.
지금도 현역인 스타 L은 남의 말을 안 듣기로 세계 최고다. 성격 또한 무지 까다롭다. 특히 부인 말은 귓등으로도 듣질 않았다. L이 이혼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그의 폐쇄적인 성격 탓이었다. 나중에 L의 부인이 의미 있는 말을 했다. ‘결혼해서도 남편이 어느 팀 소속이고 연봉이 얼마인 줄만 알았지 그 사람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살아왔다. 그 사람한테는 자기말고는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90년대 초 코치 생활을 했던 K. 그는 우승팀 코치로서 선수생활 때 맛보지 못했던 영광을 누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부인이 말기암 환자라는 사형선고를 받고 나서도 한국시리즈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절에 가서 천배를 올렸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감독과 전 선수들이 K코치의 부인한테 눈물로 고마워했는데 결국 K코치의 부인은 얼마 안 가 세상을 떠났다.
당시 우승 휴가를 즐기고 있던 전 선수단은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한 달 후 더 큰 충격을 받았다. K코치가 결혼한다며 청첩장을 보낸 것이다. 부인이 죽고 나서 정확히 한 달 후였다.
생각해보면 오랫동안 만나왔던 여자라는 걸 금방 알 수 있다. 아무리 그래도 오직 남편과 자식을 위해 살다간 부인이 죽은 지 한 달 만에 결혼이라니 뭐가 그리 급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K코치의 결혼식 사진을 보면 웃고 있는 하객이 한 명도 없다. 그런데 그 결혼 생활도 오래 가지 못하고 이혼을 하고 말았다.
부부 관계는 투수와 포수 사이와 같다. 포수(부인)가 사인을 내면 투수(남편)는 포수를 믿고 그대로 던질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포수는 설령 나쁜 공이 들어와도 책임지고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투수와 포수는 그런 믿음으로 다져진 ‘바늘과 실’ 같은 존재다. SB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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