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셸 위에 대한 언론과 팬들의 관심이 뜨거워질 수록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미셸 위의 아버지 위병욱씨는 “문제없다”며 딸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 ||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숍라이트클래식 1라운드가 끝난 지난 28일(한국시간) 미셸 위의 아버지 위병욱씨는 <일요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최근 한국은 물론 미국 매스컴으로부터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는 미셸 위가 너무 일찍 스타덤에 오르는 게 아니냐는 일부 우려 섞인 시각에 대해 ‘아무 문제 없다(No Problem)’고 말했다. 지금은 방학중이라 매주 대회에 출전하고 있을 뿐 개학하면 예전처럼 학생 신분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US여자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에서 우승한 뒤 처음으로 출전하는 LPGA 대회에서 미셸 위는 수많은 취재기자들과 갤러리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켜 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비록 1라운드에서 51위로 중위권을 형성했지만 정작 그 자신은 성적의 좋고 나쁨에 큰 영향을 받는 것 같진 않았다.
아버지 위씨는 “지금 미셸이 TV를 보고 있는데 미셸을 쫓아다니는 갤러리들과 방송 카메라기자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확인하고 새삼 놀라고 있는 중”이라며 미셸 위의 활약에 대한 긍지를 나타냈다.
위씨는 ‘13세8개월’밖에 안되는 어린 골프 선수에게 사람들이 이처럼 호기심을 나타내는 이유에 대해 “키도 크고 이쁘고 게다가 골프까지 잘 치기 때문”이라면서 “요즘엔 골프만 잘 친다고 해서 인기를 얻지 못한다. 몸매도 좋고 또 인터뷰를 재치있게 받아치는 부분들이 팬들은 물론 취재기자들까지 미셸을 좋아하게 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는 미셸 위를 바라보는 국내 골프 전문가들의 시각이 100%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김재열 SBS 해설위원은 “골프는 평생하는 운동이다. 너무 빨리 성장하면 아무리 마음가짐을 바르게 가진다고 해도 미디어나 스폰서 때문에 무너질 수가 있다”면서 미셸 위를 지나치게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할 경우 지금의 페이스를 잃고 조로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미셸 위의 아버지 위병욱씨 | ||
“골프는 결과로 따진다. 그런 점에서 미셸 위는 아직 LPGA에서 우승을 하지 못했다. 만약 그런 성적을 냈다면 정말 ‘천재’ 소리를 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
임경빈 KBS 해설위원은 “만약 미셸 위의 가정 환경이 어렵거나 좋지 않아서 부모가 돈에 집착하고 딸을 통해 장사를 할 작정이었다면 장래가 밝지 않았을 것”이라며 할아버지가 서울대 교수, 아버지가 하와이대 교수, 그리고 큰아버지까지 교수로 재직중인 태생적인 환경을 중요시했다.
임 위원은 그동안 한국 남자 골퍼들 중에도 미국 무대에 진출한 뒤 주니어 시절 타이거 우즈를 능가할 만한 실력과 자질을 겸비했다며 매스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몇몇 선수들이 지금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부모가 경제적인 이유로 자식을 상품화할 경우 선수는 쉽게 분위기에 동화된다. 즉 영웅심리에 사로잡힌 선수는 마음이 들떠 골프에 집중하지 못한다”며 나이가 어린 선수일수록 부모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은 또한 월등한 비거리가 우승의 바로미터는 아니라면서 기회가 될 때마다 미셸 위가 성인무대(PGA)에 자꾸 도전장을 내밀면서 기량을 쌓고 목표를 높이 가지다보면 훨씬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니카 소렌스탐이 PGA대회에 첫 출전했을 때 생전 안 써본 롱아이언을 꺼내들고 페어웨이에서 세컨 샷을 휘두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던 가장 큰 이유가 짧은 거리의 LPGA 무대에서만 생활했기 때문.
만약 미셸 위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더라도 PGA 무대에서 착실히 경험을 쌓는다면 애니카 소렌스탐보다는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골프 전문가들의 조언과 충고에 대해 미셸 위의 아버지 위병욱씨는 “골프만 잘한다고 사람되는 게 아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학교 공부에 매달리는 건 골프를 좀 더 풍요롭고 오래하고 싶은 마음”에서라고 답했다.
덧붙여서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챙겨야 하는 게 아닌가. 어떤 골프 선수가 되느냐 하는 건 내가 걱정할 부분이 아니다”라며 미셸 위의 판단과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