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도(위), 2도 | ||
밀어주기 골라두기가 원천 봉쇄된 상태에서, ‘마의 벽’으로 불렸던 15연승 돌파의 주인공은 ‘쟈스민향기’ 7단. 5월20일 출전, 을조에서 대장정을 시작한 쟈스민향기는 5월27일 ‘푸른창공’을 이김으로써 5연승, 갑조로 올라갔다.
쟈스민향기는 이후에도 승승장구, 6월28일 ‘kjy3290’을 격파, 종전 ‘김윤민’의 14연승(6월11일)과 타이를 이루었고, 7월2일 ‘prime’을 꺾어 15연승의 신기록을 달성했다. 쟈스민향기의 연승행진은 7월5일 22연승까지 계속되었다. 22연승의 상대도 공교롭게 prime이었다.
무풍지대를 단독질주하던 쟈스민향기를 저격한 사람은, 바로 지난 주 기보감상의 주인공이었던 ‘금대천’. 7월5일 같은 날, 쟈스민향기가 22연승을 통과한 직후의 일이었다.
그렇지만 예선 종료가 7월12일이니 이변이 없는 한 쟈스민향기의 예선 1위는 부동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연승전 사이트에서는 쟈스민향기의 실력 여하가 제일의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과연 정체가 뭐냐, 누구냐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역시 소장 프로기사 중의 하나라는 설이 압도적 지지를 얻고 있다.
현재 본선 24강 후보는 쟈스민향기를 필두로 14연승의 김윤민, 13연승의 진악산 cjsqnd 천년승 무명아이1, 12연승의 해달별 지화자 술레미 꼼수맨 곰돌이3, 11연승의 젊은날의꿈 카시오스 제주강원장, 10연승의 죽봉거사 꿈이아닐까 digger01 항시, 9연승의 흑수선 일월성 방황의끝 등이다. 9연승이 본선 커트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벤트부문에서는 7월7일 현재 ‘지피에스’가 ‘킬러(상대를 탈락시킴)’와 ‘올인(관전객 베팅 점수)’ 두 부문을 제외하고, 최다대국(576국) 최다승(300승) 최다패(276패) 최다연승저지(219점) 살얼음(최다반집승, 1승) 인기(최다관중동원, 168명) 감투(갑조·을조를 가정 여러 번 오르내린 사람, 37회) 등 7개 부문에서 2위와 격차를 벌이며 선두를 달리고 있어 부동의 ‘다관왕’이 유력시되고 있다.
강자로 알려진 ‘혼인보’와 다크호스로 주목 받았던 ‘모모시인’의 대국. 혼인보가 흑이다.
[1도]
우하귀에서 재미있는 함정수가 등장한다. 애기가 여러분께서 잘 익혀 두셨다가 라이벌에게 한 번쯤 시도하셔도 좋을 듯.
흑의 소목에 백이 한 칸 높이 걸치자 흑이 두칸높은협공으로 대응했고, 백은 눈목자 정석을 선택했다. 정석의 후반부 모습이다.
백1은 축머리가 좋을 경우에 둘 수 있는 실리적인 수법이다. 축머리 문제는, 흑이 2의 곳을 끊는 것에서 발생한다. 백3 이하 15까지는 이 경우의 정석 진행인데, 다음 흑16으로 붙여간 점이 함정수다.
흑16으로 A에 마늘모 붙이고, 백B로 잇고, 흑이 16의 곳을 젖혀 막고, 백C로 젖혀 흑의 바깥수를 줄여 잡는 진행(흑이 한 수 부족이다)이면, 흔히 보는 정석 수순이다.
그런데, 흑A 대신 16으로 먼저 붙여간 것에는 어떤 복선이 있는 것일까.
백1로 올라오는 것은 제일감. 누구나 이렇게 두기 쉽다. 그러나 이것은 흑이 파 놓은 함정에 제대로 걸리는 수. 흑2면 백은 계속 3으로 올라와야 하는데, 여기서 흑은 4로 붙여 백5를 강요한 후 6에 씌우는 수가 있는 것.
▲ 3도(위), 4도 | ||
날일자 장문이다. 이것으로 백 두 점은 헤어날 길이 없다. 흑6 다음 백A는 흑B로 그만이다. 백 두 점이 잡히면, 오른쪽에, 잡혔던 흑 여섯 점은 살아나며 거꾸로 귀의 백 일곱 점이 잡힌다. 물론 바둑도 끝이다. 무시무시한 함정인 것.
백1로 젖히는 수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소용이 없다. 흑2로 이으면 백은 축을 피해 3·5 등으로 이쪽 백을 움직여야 하는데, 여깃 흑은 손을 돌려 6으로 끊고 백7·9로 흑 한 점을 잡을 때 흑10을 선수하고 12로 이쪽을 젖힌다.
[3도]
제2선에서 제1선으로 양쪽을 젖히면 한 수가 느는 것. 따라서 이것도 귀의 흑이 거꾸로 백을 잡는 변화다.
흑12 다음 백A, 흑B, 백C, 흑D로 백이 두 번을 거푸 먹여치고 E에 막으면 패는 되자만, 백이 늘어진 패인데다가 팻감도 마땅치 않아, 백이 안 도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실전 진행으로 올바른 수순이다. 백은 그냥 1로 젖히는 것이 함정에 빠지지 않는 길이다. 흑2면 백3, 정석 수순으로 돌아가는 것.
백이 걸리지 않자 흑은 좌상귀 백에 4로 배후에 붙여 축머리 공작(우하귀에서 흑이 11로 백 두 점을 몰아가는 것)을 한다. 이것도 재미있는 수법.
[4도]
흑4로는 9의 곳에 한 칸 높이 걸치고, 백이 우하귀 축을 해소하면 다시 10의 곳으로 양걸침하는 것이 보통의 수법이다. 함정수와 축머리 공작, 함정에 빠지지 않는 응수 등으로 미루어 상당한 실력자들의 대국이었음이 분명하다. 실전보는 www.dashn.com에서 대국실 기보감상코너에 들어가면 찾아볼 수 있다.
이광구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