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억대 연봉자치고 명품을 ‘피해’ 가는 선수는 별로 없다. 프로선수다운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서라도 프라다, 구찌, 페레가모 등으로 치장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보기 때문. 과연 어떤 선수가 최고의 명품족일까. 유명 스포츠 스타들의 명품 선호도를 알아본다.
최근 이천수가 구입했다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정장은 사실 한국 내 수입 판매상으로부터 협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겨울 이천수의 측근을 통해 친분을 맺은 것이 인연이 돼 지금까지 정장만 8벌 정도를 공짜로 얻어 입었다고 한다.
현재 이천수가 차고 다니는 시계는 5백만원 상당의 까르띠에 손목시계다. 그런데 직접 구입한 게 아니라 신분을 밝힐 수 없는 묘령의 여인으로부터 선물받은 것. 신발은 구찌를 선호하는 편인데 이 또한 선물 받은 명품들이 대부분이다.
▲ 임창용 안정환 이천수(왼쪽부터) 등은 스포츠 스타 중에서도 손꼽 히는 명품족으로 알려져 있다. | ||
이천수는 “명품이라고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대가 아니다”면서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축구 하나로 부와 명예를 얻은 대표적인 케이스로서 청소년들한테 당당한 자신감을 어필하고 싶었다”며 명품 선호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옷 잘 입기로 유명한 안정환이 좋아하는 명품 브랜드는 프라다와 구찌. 아무래도 이탈리아 페루자에서 뛰었던 경험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게 된 이유일 듯.
과거 한국에서 생활할 때도 가끔씩 명품을 찾아 입었지만 몸 전체를 명품으로 도배할 만큼 중증(?)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탈리아 진출 후 동양인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과 무시를 느끼고 우선 차림새만이라도 유럽 선수들에게 기죽지 않기 위해 명품 매장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안정환이 현지에서 주로 갔던 곳은 명품 아울렛 매장. 한국 수입 판매가의 1/3 정도면 쉽게 구입할 수 있어 이탈리아를 떠나기 직전 아울렛 매장을 돌며 필요한 옷과 신발 등을 상당량 구입해 왔다고 한다.
99년 연말엔 이런 일도 있었다. 한 방송사에서 진행하는 명사 노래자랑 코너에 지금 J리그에서 활동중인 고종수와 안정환이 게스트로 초대됐는데 두 사람 다 디자인과 색깔마저 똑같은 조르지오 아르마니 옷을 입고 나타난 것. 결국 안정환이 매니저를 통해 곧바로 다른 옷을 공수해와 ‘망신’을 피할 수 있었지만 선수들이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와 디자인에도 유행이 있다는 것을 반증해준 사례였다.
프로야구 스타들의 명품 선호도도 축구 스타들 못지 않다. 주로 해외전지훈련 기간 동안 명품을 구입하는 게 대부분. 프로야구 선수들의 전훈지로 각광받고 있는 하와이 호놀룰루 같은 경우엔 한국의 야구 선수들이 뜨고 나면 그 지역 면세점의 물건이 동이 난다는 소문이 나돌 만큼 명품 마니아들이 은근히 많다.
두산의 홈런 타자 김동주도 전지훈련을 갔다올 때마다 쇼핑한 물건이 트렁크 한가득이라고 한다. 옷뿐만 아니라 지갑, 선글라스, 향수, 신발 등 종목도 다양하다. 처음엔 국내 판매가보다 훨씬 싼 면세점 가격에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물건을 구입했다가 귀국 후 카드 대금을 해결하느라 고생했다는 일화도 있다.
삼성 투수 임창용도 ‘명품족’ 대열에서 결코 빠질 수 없다. 이혼한 전 아내는 임창용이 옷, 신발은 물론 속옷까지 명품으로 도배를 했다고 비난했지만 임참용은 프로야구 선수의 품위 유지 차원에서 쇼핑을 하는 것이지 사치스러울 정도로 명품을 구입한 적은 없다고 강변한다.
농구 선수들 중 상당수도 명품과 인연이 깊다. 특히 옷과 관련해선 고액 연봉자가 아니더라도 명품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체격이 크다보니 국내산 의류 브랜드에선 맞는 사이즈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 삼성의 우지원은 결혼 전 명품 아울렛 매장이 많은 이탈리아로 날아가 의류는 물론 결혼 패물까지 구입해 들어왔다는 후문. 비행기 값을 빼고도 한국에서 직접 구입하는 경우보다 훨씬 ‘남는 장사’였다는 게 측근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