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기 있는 부업은 역시 음식점. 그 중에서도 ‘풍운아’ 전남 이회택 감독이 연 횟집은 축구인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이 감독은 지난 1월10일 올림픽 공원 경륜경기장 부근에 근사한 횟집 ‘이즈미’를 오픈했다. 1층은 홀로, 2층은 룸으로 만들어 손님들의 모임 성격에 따라 장소와 음식을 제공한다. 황선홍 코치와 김남일, 김태영 등 전남 드래곤즈 선수들과 축구인들이 자주 찾는다고.
이 감독도 경기가 없는 날엔 자주 들러 음식점 곳곳을 세심하게 둘러본다. 무뚝뚝한 스타일이지만 직원들한테 손님들에 대한 친철과 봉사를 철저히 교육시킬 만큼 서비스 정신이 강하다. 최고의 메뉴는 광어, 삼치, 우럭 등 싱싱한 횟감 등이 푸짐하게 차려진 모듬 사시미. 경기 때문에 술을 자제하는 선수들도 모듬 사시미 앞에선 고개를 숙이며 ‘이슬(?)을 달라’고 주문한단다. 알아주는 ‘미식가’인 황선홍 코치도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는 후문.
이밖에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전무는 대치동에서 고깃집을, 올림픽 대표팀 김호곤 감독의 부인은 압구정동 현대백화점에서 만두 전문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80년대 후반 프로리그에서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하며 ‘작은 거인’으로 명성을 날린 이기근씨는 천호동에 레스토랑을 차렸다.
현역 선수들이 직접 부업 전선에 나서는 경우는 흔치 않다. 각 구단이 암묵적으로 겸업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 ‘이중생활’을 하려면 일단 구단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고참급 선수나 가능한 일인데 성남의 신태용이 대표적이다.
신태용은 지난 2월 수원역 부근의 애경백화점에 일식집 ‘우도’를 열면서 ‘사장님’이 됐다. 그는 “2월14일 개업날 전기 누전으로 가게에 불이 나 2월28일에서야 첫 손님을 맞는 액땜을 치렀지만 꾸준히 손님이 늘고 있는 것으로 봐서 그 일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신태용은 “경기 때문에 자주 찾지 못해도 아내와 장인, 장모께서 뒷바라지를 잘해주셔서 적자는 안 보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그렇다면 매상을 가장 많이 올려주는 사람은 누굴까. 역시 차경복 성남 감독이다. 시간 날 때마다 지인들을 데려와 식사 대접을 한다고. 신태용은 싱싱한 회와 담백한 된장국이 곁들어진 일본식 정식을 최고의 인기 메뉴로 꼽았다.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