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도 | ||
지난 2개월 동안 불꽃 튀는 승부를 연출했던 삼성네트웍스배 대쉬바둑 연승전도 이제 결승전 및 기타 순위 결정전만 남기고 모든 여정을 마무리 지었다. 총 참가자 4백75명, 대회 총대국 수 8천 국, 총관전자 수 연인원 1백80만 명, 승부 맞추기 베팅에서 오고 간 포인트만 해도 1백억 점을 훨씬 웃도는 열전이었다.
결승에 오른 ‘쟈스민향기’는 대개가 예상하는 우승후보 0순위. 대회 중반에 등장하여 단 한 차례의 패전도 없이 갑조 22연승을 내달아 대번에 예선 1위를 차지한 늦둥이 강타자이다. ‘항시’는 대회 성적이 화려하진 않다. 예선 10연승 23위로, 24강에 간신히 턱걸이하였다.
하지만 끈질긴 바둑으로 본선 토너먼트에서 무명아이1(10위), 패공(4위), 시월이(7위), 방황의끝(19위)을 연속으로 꺾으며 결승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우승후보 0순위 ‘쟈스민향기’와 무서운 상승세의 ‘항시’의 결승 3번기는, 여름 휴가 시즌을 지나 8월12일부터 속개된다.
2달여의 연승전 페넌트레이스는 숱한 화제를 만들어 내었다. 관전자들이 제일 관심 가는 부분은 역시 승부 맞추기 베팅. 단순 관전을 고차원 오락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이번 연승전 승부 맞추기 베팅에서는, whqudaks, 깔랑공주, 승준짱 등의 걸출한 스타가 배출되었다. 특히 승준짱 같은 경우 베팅 성공률이 무려 98%.
본상 외 각종 시상 순위도 최종 확정되었다. 6백국 이상을 둔 ‘지피에스’, ‘마고정도’가 최다대국, 최다승, 최다패 등의 각종 시상을 휩쓸었다. 이들이 보여준 눈물겨운 분투로 인하여, 각종 부상이 의외로 본상보다 짭짤하지 않냐는 후문을 낳고 있을 정도.
[1도]
‘진악산’과 ‘쟈스민향기’의 대국. 결승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4강에서의 격돌이다. 관전자들의 승부맞추기 베팅은 쟈스민향기로 쏠리는 가운데 바둑은 중반에 도달했다. 흑의 실리 대 백의 세력에서 백이 1로 세를 넓히자 흑이 2자리 급소로 삭감을 한 모습.
백은 A나 B로 응수를 하자니 모양이 무너지고 C로 씌워 잡으러 가자니 공격에 실패하면 그대로 밀려버리는 형세이다. 이런 모양에서 곧 잘 쓰이는 맥점이 바로 백3의 씌움이다. 이 수로 인해 백은 흑의 행마를 막으면서 세를 지켜나간다.
▲ 2도(위), 3도 - 백9는 흑8과 10 사이 | ||
흑이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당하게 되는 장면이다. 중앙이 백 집이 있다곤 하지만 아직 흑이 우세한 국면에서 백은 교묘한 수순으로 중앙 흑 4점을 수중에 넣으며 미세한 우세를 점하게 된다.
백1의 들여다봄이 수순. 흑이 2로 잡지 않을 수 없을 때 (백이 이곳을 나오면 흑이 곤란하다) 슬그머니 찌르고 백5로 들여다보아 흑을 잡았다. 백5로 경솔하게 A로 끊으면 흑 B로 밀어가서 흑말이 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살아오게 된다.
[3도]
2도의 장면에서 수순을 두 수만 뒤 돌아 보면 흑의 패착이 나온다. 백1의 움직임에 흑이 경솔하게 6의 자리로 받은 것이 실전. 이 수로는 흑2의 버팀이 있었다. 이하 수순으로 흑은 백에게 패나 빅을 내 주지 않고도 잡을 수 있는 모양인데 수순 중 흑4와 12가 멋진 수이다.
초읽기에 몰려서 깊은 변화를 읽지 못한 실전진행이 진악산에겐 통한의 패인이 되어버렸다.자세한 실전보는 www.dashn.com에서 대국실 기보감상 코너에 들어가면 찾아볼 수 있다.
이광구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