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 장벽이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부 주민들에게 수치심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다름이 아니라 리마 최고의 부촌인 ‘라 카수아리나’와 기본 생활 여건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최악의 빈민촌인 ‘비스타 에르모사’ 사이에 세워진 장벽인 것. 빈민촌 주민들이 넘어오지 못하도록 장벽 위에는 철조망이 둘러져 있으며, 웬만한 성인 키를 훌쩍 뛰어넘는 높이 때문에 사실 월담이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렇게 장벽을 세워 두 지역을 구분한 이유는 ‘부자들의 안전’을 위해서였다. 빈민촌 주민들이 부촌으로 침입해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던 것. 하지만 장벽에 대한 리마 주민들 사이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빈민촌을 두둔하는 사람들은 인권을 침해한 어리석은 행정이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모욕감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부촌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안전을 위해서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도시 어디를 가나 담들은 많다. 이건 차별이 아니다. 이웃집과 담을 쌓고 사는 것처럼 말이다”라고 말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