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세실리아. 정확한 나이는 모르지만 30대 중반 정도? 너무 연상이라고요? 뭐, 어때요. 그 정도의 나이 차이는 충분히 극복할 자신이 있거든요. 그런데 아이가 둘이나 있다고 말하면 좀 상황이 심각해지죠?
하지만 그것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요. 영어 공부하는 데 ‘선생님’이 유부녀든, 아이가 둘 있는 아줌마든 무슨 상관 있겠어요. 하하. 놀라셨죠? 제가 연상의 여자와 열애중인 줄 알고.
지난 4월부터 (이)영표형과 저의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 무지 애쓰고 있는 분이 세실리아 선생님인데 가끔은 선생님으로부터 저녁 초대를 받고 집으로 ‘데이트’하러 갈 때도 있어요.
내일 모레(현지시간 15일)면 로다 JC와의 개막전으로 03~04시즌 대장정에 돌입하게 되네요. 네덜란드 리그 개막전이 열리는 날이에요. 지난 1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2003요한크루이프슈퍼컵대회(이름이 길고도 어렵죠?) FC 위트레흐트와의 경기에서 네덜란드 리그 생활 중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는데 사실 한국에 보도된 칭찬 일색의 내용과 실제로 제가 뛴 경기 내용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어요.
솔직히 잘 뛴 경기는 아니었거든요. 당시 몸 컨디션도 별로 좋지 않았고 네덜란드 땅이 나와 안맞는 건지 글쎄요, 썩 좋은 편이 아니었어요.
개막전을 치러봐야 알겠지만 요즘 팀내 주전 경쟁이 상당히 치열해요. 냉정하게 말해 경쟁 선수의 아픔이나 부상이 내 기쁨이요, 기회일 정도로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입니다. 힘은 들지만 이런 팀 분위기가 제게는 도전이자 빠른 성장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믿어요.
동료 선수들한테는 박지성이란 존재를 어느 정도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직까지 에인트호벤의 팬들한테는 뭔가를 보여주지 못했어요. 이번 시즌에는 꼭 그 ‘숙제’를 해낼 겁니다. 부상당한 선수의 재기를 넘어선 그 무엇을 꼭 보여주고 인정받을 거예요.
참, 초등학교 때 제 별명이 ‘미키 마우스’란 거 아세요? 잘못 알고 계신 팬들이 많은데 ‘미키 마우스’가 제 외모 때문에 생긴 별명이 아니에요. 초등학교 축구부 선생님께서 생쥐처럼 요리조리 공을 잘 차고 잘 빠진다며 붙여준 별명이었거든요. 그런 거룩한(?) 의미의 닉네임인데 특히 웃는 모습의 제 외모를 빗대 ‘미키 마우스’라고 단정짓는다면 아마도 그 선생님께서 무척 서운해하실 것 같은데요.
이번 기회에 별명을 한번 공모해 볼까요? 박지성이란 축구선수에게 어울릴 만한 폼 나고 멋진 그런 별명 어디 없을까요? 근사한 별명을 지어주신 분께는 제 사인이 들어간 사인볼을 선물하겠습니다. 진짜예요. 여러분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기대하며 다음 주에 뵐게요.
에인트호벤에서(정리=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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