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안보이던 ‘그라운드 오물 투척 관중’이 지난주 잠실 경기장에 몇 명 나타났다. 이들은 고전적인 음료수병 던지기부터 과일 통째로 던지기까지 다양한 장면을 연출했다.
물론 응원하는 팀이 연패를 했으니 열받기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이기는 팀의 선수가 무슨 죄냐 이 말이다. 물병에 안 맞으려면 안전하게 시합에 지고, 그렇게 살아서 돌아가란 말인가.
솔직히 말해서 요즘 L팀, 시합에 일부러 져주기(?)도 어려울 만큼 부진하다. 팀 타율은 한 시즌 내내 꼴찌며 팀 방어율도 1위 자리를 내준 지 오래다. 그런 팀을 이기는 게 어쩌면 당연한 데도 상대팀 선수들을 왜 불안하게 만드느냔 말이다.
올 시즌부터 오물 투척 방지를 위해 구장 내에서 종이컵에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관중이 소주를 반입해 와서 일명 ‘소맥’을 마신다고 한다. 야구장에서 ‘소맥’이라니. 이건 아니다. ‘소맥’은 경기 끝나고 삼겹살 집에 가서 친구들과 드시길 바라겠다. 그땐 나도 불러주면 ‘땡큐’다. 나도 ‘소맥 사랑하기 운동본부’ 회원이다.
또 자기가 야구장에 온 날은 무조건 이겨야 된다는 억지 관중이 있다. 이거 문제 있다. 첫째 선수들은 그 사람이 왔는지, 안 왔는지 전혀 모르고 있고 혹 안다고 해도 그 사람을 위해 오늘만큼은 무조건 이기자고 말할 선수는 한 명도 없다. 팬들을 위해 뛰는 거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또 있다. 파울볼이 자기네한테 안 온다고 타자한테 있는 대로 욕을 한다. 파울볼이 안가는 이유는 두 가지다. 아니, 못 잡는 이유다. 먼저 술로 떡이 돼 근방으로 공이 가도 몸이 말을 안 들어 못 잡는 경우다. 뛰어가다 십중팔구 넘어져서 의자 사이에 낀다. 이럴 때는 아픈 것보다 ‘열라’ 쪽팔린다. TV화면에 찍히는 날엔 동네에서 고개 들고 못 다닌다.
두 번째는 술 먹기 딱 좋은 외진 곳, 즉 관중석 맨꼭대기에 자리를 잡아 거리가 너무 멀어 안 가는 경우다. 반대로 선수들 씹기 위해 덕아웃 바로 위 그물망에 바싹 붙어앉아 위치가 애매할 때다. 이런 위치는 선수들이 직접 공을 갖다주면 모를까 파울볼은 만져볼 생각을 포기해야 된다.
그리고 시합만 지면 감독을 자르라고 욕하는 관중이 있다. 물론 이기면 선수가 잘한 것이고, 지면 감독 책임이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선수가 책임져야 하는 경기도 수없이 많다. 무조건 감독을 탓하는 건 불공평하다.
주축 선수들이 큰 부상을 당해 팀에서 이탈해 있고 그 때문에 전력에 구멍이 생긴 건 솔직히 감독 책임은 아니다. 중요한 순간에 감독의 판단 착오로 경기를 망쳤다면 당연히 감독이 책임져야 하지만 경기에 졌다고 무조건 감독을 비난하는 건 선수들도 원치 않는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 선수들도 감독을 불신하게 된다. 마치 최면에 걸리는 것처럼. ‘레드 썬∼!’ 야구 해설가
스포츠종합 많이 본 뉴스
-
SI 예상과 달랐다…대한민국 밀라노 동계올림픽 성적표 살펴보니
온라인 기사 ( 2026.02.22 11:20:57 )
-
‘여자바둑 규격 외 존재’ 김은지, 센코컵 첫 출전에 시선집중
온라인 기사 ( 2026.02.26 11:13:47 )
-
열 돌 맞은 일요신문배 전국 중고생 바둑왕전…미래의 이창호·신진서 다 모였다
온라인 기사 ( 2026.03.08 20:43:3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