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말 CJ와의 스폰서 조인식 장면. 맨오른쪽이 박준철씨. | ||
박세리의 아버지 박준철씨는 기자의 전화를 받자마자 최근 불거진 문제에 대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박세리가 SBS프로골프최강전에서 국내 남자프로들과 성대결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이후 메인 스폰서인 CJ측에서 반대 입장을 표명하자마자 ‘성 대결’이 아닌 ‘세 대결’로 발전하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속이 상할 대로 상한 것이다.
그동안 박세리와 관련된 문제라면 스폰서나 매니지먼트사가 있다고 해도 앞에 나서서 진두지휘했던 이전의 양상과는 달리 박씨는 이번 일만큼은 ‘눈칫밥’을 먹을 수밖에 없다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사면초가라는 말이 제격이다. 이쪽(CJ)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절대 ‘배신’ 행위를 할 수 없는 입장이고 저쪽(SBS)을 생각하면 출전하지 않을 수가 없고…. 고민 끝에 뒤로 빠져서 사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는데 CJ측의 반대가 워낙 강경하다.”
CJ가 박세리의 국내 성대결을 반대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두 가지. 첫 번째는 내년 시즌에 국내가 아닌 PGA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어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키자는 것이고 두 번째는 SBS프로골프최강전에 이어 바로 열리는 CJ나인브릿지대회(박세리 참가 예정)가 박세리의 성대결로 인해 자칫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그렇다면 박세리가 스폰서측과 불협화음을 일으키면서까지 국내 남자 골프대회 참가를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버지 박씨는 이렇게 설명한다.
“침체된 국내 골프대회의 활성화와 PGA 무대 도전을 위한 전초전 차원에서 경험을 쌓기 위해서다. 또한 선수 개인적으로도 남자대회 출전은 결과와 상관 없이 기대 이상의 자신감을 얻고 실력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솔직히 세리가 어려서부터 남자들과 어울려 골프를 배운 터라 아무리 길이가 길어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박씨는 얼마 전 일본 남자투어에서 박세리의 출전을 요구하는 초대장을 보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남자대회 참가를 희망하는 박세리 입장에선 국내 대회가 무산될 경우 일본 투어에 출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 정서상 일본 무대보다는 국내 대회 참가를 적극적으로 희망하고 있다고 한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