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서 홍현우를 영입한 거와 기아에서 진필중을 영입한 게 ‘국 쏟고 X알 데인’ 셈이라면 SK에서 박경완을 영입한 것과 삼성에서 양준혁과 마해영을 영입한 건 ‘마당 쓸고 돈 주운’ 격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트레이드를 팀에서 잘린 것처럼 인식하는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자기를 필요로 하고, 또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다른 팀에서 모셔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트레이드가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시즌 중에도 트레이드는 수없이 많다. 예를 들어 경기 끝나고 라커룸에 들어오면 그 선수 사물함에 비행기 표가 놓여져 있다. 오늘 밤에 다른 팀으로 가라는 식이다. 그럴 때 선수는 자기 야구 장비와 지갑만 잘 챙겨서 자연스럽게 가면 된다. 우리나라처럼 선수를 따로 불러서 ‘미안하다’ ‘다른 팀 가서 더 잘해라’ ‘팀을 옮겨도 연락 자주해라’면서 서운한 척(?)하지 않는다. 필요 없이 선수를 울먹거리게 하지도 않는다.
박찬호, 김병현이 트레이드됐을 때 우리나라에서만 충격이지 그쪽에서는 선수 하나가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간 것뿐이다. 친정팀은 무슨. 그러면 서너 군데 옮겨다닌 선수는 막돼먹은 사람인가. 예전에 S선수가 이런 말을 지껄이다 완전히 ‘팽’당한 적이 있었다. 먼저 팀에서는 감독에 대해 ‘한국에서 최고’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다가 트레이드되면서 ‘그 감독은 능력도 없고 인간성도 더러운 사람’이라고 떠들고 다녔다. 그런데 옮겨간 팀에서도 오히려 자기가 인간성 더러운 사람으로 찍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결국 옷을 벗은 경우다.
예전에 모 감독이 이런 말을 했다. ‘내가 데리고 있는 선수가 내 마누라하고 잠자리를 해도 야구만 잘하면 주전으로 내보낸다’고. 정말 프로 감독다운 말이다. 프로 선수는 실력이 최우선이다. 그 다음이 인기다. 물론 한 팀에서 시작해서 마무리까지 하면 그만큼 영광도 없다. 하지만 프로 스포츠는 경영이다. 즉 선수는 구단의 상품이다. 당연히 상품가치가 있을 때 팔 수밖에 없다.
야구 해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