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희원 손혁 | ||
두산 베어스 손혁(30)은 휴가기간에 더욱 바쁜 사나이. 하지만 연신 싱글벙글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한희원(25)과 오는 12월20일 결혼예정인 그는 요즘 예식장 예약, 신혼살림 장만 등을 하느라 눈코 뜰 새 없다. 손혁은 “시즌중인 희원이가 미국에 있어 휴가기간을 이용해 내가 직접 ‘발품’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난데없이 야구선수에서 ‘군인’으로 보직 변경(?)을 한 선수들도 있다. LG 트윈스 소속 예비군 훈련 대상자들이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구리 모 사단에서 5일 동안 매일 8시간씩 미뤄왔던 예비군 훈련을 받은 것. 유지현 최동수 권용관 김정민 류택현 등이 유니폼 대신 얼룩무늬 전투복을 입고, 땀을 흘렸다. 유지현은 “예비군 훈련이 경기보다 더 힘들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예비군이 끝난 한화 이글스의 이도형은 8일 민방위 훈련을 받기도 했다.
▲ 유지현 | ||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녀온 선수들도 있다. 최근 두산 정수근(26)은 아내 서정은씨, 세 살배기 아들 호준군과 함께 동해안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서정은씨는 “동해안 가족여행은 오래 전부터 약속된 것”이라며 즐거워했다. 3년 연속 꼴찌의 불명예를 안은 롯데 자이언츠 염종석도 마음을 달래기 위해 지난 9일 가족과 함께 진주에 있는 월경사를 찾았다. “내년에는 꼭 좋은 성적을 내게 해달라”는 마음을 담아 정성껏 예불도 올렸다.
대다수 선수들은 휴식기간 중 꼼짝 않는 ‘방콕파’다. 전국 8도를 떠돌며 치른 혈투에 지친 몸을 쉬게 하는 것이다. 한화 장종훈(35)은 부인의 극진한 시중을 받으며 집에서 푹 쉬고 있다. 시즌중에는 볼 수 없었던 액션영화 비디오를 빌려 보고, 인터넷을 통해 음악을 다운받아 듣는 것이 주된 소일거리다. 부인 윤주희씨는 “오랜만에 쉬는 남편을 위해 매일매일 반찬을 바꿔주면서 정성을 다하고 있다”며 “아이가 잠수함을 타보고 싶다고 해서 제주도에 다녀오자고 설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