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로서 너에게 부탁하고 싶은 건 어떤 형태로든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라는 거다. 넌 자꾸 다년 계약을 요구하는 것 같은데 1년이든, 2년이든 무슨 상관이 있니. 그 사람들이 한국 최고의 ‘국민타자’를 무시하고 평가절하한다면 1년 동안 죽기살기로 뛰어서 그들의 시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면 되잖아.
만약 네가 이번에 여기서 주저앉게 되면 더 이상 한국 타자들은 메이저리그 진출이 힘들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든다. 9년 동안 부상 없이 ‘열라게’ 뛰어서 FA가 될 수 있는 선수가 몇 명이나 될까. 또 그중에서 FA가 돼도 너처럼 미국 문을 노크할 수 있는 선수가 과연 얼마나 될까.
어찌보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는데 계약 내용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기엔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실패해서 돌아온다고 해도 넌 얼마든지 다시 재기할 수 있고 그럴 만한 능력이 있는 선수다.
만약 내가 너라면 난 무조건 간다. 1백만불이면 어떻고 2백만불이면 어떠냐. 주전 보장이면 어떻고 1년간 마이너리그 수업이면 어떠냐. 넌 아직 젊고 그런 모든 난관들을 헤쳐나갈 만한 실력과 재질이 있기 때문에 결코 포기하지 말고 네가 뜻한 대로 네 꿈을 펼쳐주길 바란다. 난 여전히 그런 ‘초이스’를 할 수 있는 네가 부럽고 또 부럽구나.
2003년 11월26일 너를 정말 좋아하는 선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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