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구단 쪽도 아니고 선수 쪽도 아닌 제3자 입장에서 편안하게 쓰겠다. 단지 내가 프로 출신이기 때문에 할 말은 해야겠다. 최고가 아닌 선수가 마치 최고처럼 자존심을 내세우는 모습을 봤을 때 고개를 갸웃거렸고, 기다렸다는 듯 감독이 그 선수를 내치는 모습에 적잖이 당황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감독이나 선수는 원하는 대로 자리를 잡았다.
어지간히 보수적인 이순철 감독한테 이상훈은 쉽게 다루기 힘든 선수였을 테고 구속을 싫어하는 이상훈한테 이 감독은 강타자만큼이나 어려운 상대였을 것이다. 그나마 강타자는 1년에 15∼20번 정도 상대하지만 감독은 최소한 1년에 3분의 2는 같이 생활하기 때문에 자유분방한 이상훈과 잦은 트러블도 예상이 됐었다. 그런데 헤어지는 모양새가 썩 좋지는 않다.
먼저 이상훈은 마치 이 감독이 코치 시절부터 자신을 눈엣가시로 봐 왔고 감독으로 부임하자마다 ‘뻑’하면 자기 일에 참견하는 것처럼 반응했다. 또 음악을 통해 이상훈이 탄생했는데 그런 음악을 하지 말라고 할 정도면 당장 머리도 자르라고 할 거라며 넘겨짚기까지 했다.
이상훈은 ‘때와 장소를 가려가며 취미 생활을 영위하라’는 이 감독의 부탁이 아예 기타를 쳐다보지도 말라는 소린 줄 알았나 보다. 이 감독은 비활동기간 때나 쉬는 날에 이상훈이 ‘로커’가 되든 밤무대를 뛰든 간섭하지 않는다고 했다. 최소한 경기 중에 라커룸에서 기타 치는 건 자제하라고 주의를 줬던 것이다.
평소 건방진 후배들을 혼내줬고 뭐든지 정확히 하자고 외쳤던 이상훈이라면 잘못을 인정하고 야구와 음악활동을 구분했어야 옳다. LG의 몇몇 선수들한테 들은 얘기인데 이상훈이 선수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기타를 칠 때 상당수 선수들이 좋아하지 않았다는 거다. 결국 팀에 누가 되는 행동이었다는 얘기다. 다만 그 분위기가 이상훈한테 전달이 안 됐을 뿐이다.
이제 SK로 팀을 옮긴 이상훈은 절치부심해야 한다. SK에서 자유로운 음악 활동을 허락했을지는 모르지만 성적이 우선이다. 사생활 문제로 트레이드된 선수한테 구단에서 바라는 건 오직 야구 실력뿐이다.
LG도 전력 차질을 감수하면서까지 이상훈을 내보내면서 너무 속까지 들춰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차피 내보낼 선수라고 ‘문제아’ 취급했다는 여론도 있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복귀하자마자 구단 직원과 마찰이 잦았고 기자들과도 사이가 안 좋았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속보인다. 물론 이상훈을 내보내면 팀워크가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를 강조한 부분들일 수도 있지만.
이 감독도 한 번쯤은 이상훈을 만나서 독대를 해야 옳았다. 하지만 애초에 그럴 마음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양쪽이 나쁜 감정만 갖고 헤어지게 됐다. 아무튼 어떤 방식으로든 앙금을 털고 양쪽 다 파이팅하길 바라겠다. 한 팀에서 뛰는 것보다 헤어져서 양쪽이 좋아진다면 그 이상이 없지 않은가.
야구 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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