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들은 ‘사인 미스’가 종종 일어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주루 코치가 감독의 사인을 잘못 이해하는 경우도 있고 주자나 타자가 사인을 못 보고 엉뚱한 플레이를 하는 경우도 곧잘 일어난다는 것.
이광환 전 LG 감독은 “매 경기 사인 미스가 속출하기도 하는데 번트 지시를 내렸는데 그 선수가 잘못 이해해 강공으로 안타를 만들어내는 경우에는 속으로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며 사인 미스로 전화위복이 되는 경우가 곧잘 있다고 설명했다.
가끔 감독이 자신이 내린 사인에 대해 착각하는 경우도 생긴다. 한화 유승안 감독은 “분명히 단독 도루 사인을 냈는데, 히트 앤 런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걸리고 코치나 선수들도 당당한(?) 모습이어서 ‘내가 사인을 잘못낸 건가?’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선수가 의욕이 넘쳐 감독의 사인에 반항(?)하는 경우엔 어떻게 될까. 두산 김경문 감독은 “사인 미스가 나면 그 결과가 아무리 좋았다고 하더라도 벌금을 내는 규칙이 마련돼 있다”면서 “선수가 욕심을 내는 경우도 있고 정말 이해를 잘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벌금에는 예외가 없다”고 밝혔다. 사인 미스에 따른 벌금이 긴장감이 무너지는 걸 막기 위해선 절대 필요한 조치라는 설명.
지난해 투수 코치로 활약했던 롯데 양상문 감독은 “포수에게 사인을 줘서 삼진을 잡아내는 등 사인이 제대로 맞아떨어졌을 때에는 덕아웃으로 들어갈 때 어깨에 그냥 힘이 들어가지만 확신을 갖고 지시했는데 홈런을 맞거나 안타를 맞으면 특히 투수에게 그렇게 미안할 수가 없다”고 사인에 얽힌 추억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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