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에서는 홍수환 대 염동균의 맞대결, 박종팔과 나경민의 혈투, 유명우와 손오공의 시합을 꼽을 수 있다. 농구에선 최고 슈터 이충희와 김현준의 득점 경쟁, 강동희와 이상민의 어시스트 경쟁, 정인교와 문경은의 3점포 대결을 꼽을 수 있다.
요즘 씨름판에서는 김영현, 최홍만 두 거인의 힘 겨루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마치 두 ‘산’들이 사태를 일으키는 것 같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어릴 적 ‘박치기 왕’ 김일 선수와 일본의 안토니오 이노키가 피를 흘리며 혈투를 벌이는 모습에 엄청 운 기억도 생생하다.
야구에선 예전 최동원, 선동열의 ‘황금팔 대결’을 잊지 못하는 팬들이 아직도 많다. 최동원의 입술을 꾹 깨물고 던지는 다이내믹한 투구폼과 물 흐르듯 유연한 선동열의 상반된 투구폼을 비교하면서 두 ‘국보’들의 싸움을 지켜봤었다.
‘촌놈’ 김봉연, ‘헐크’ 이만수, ‘오리궁뎅이’ 김성한의 홈런 경쟁은 병원에서도 못 고치는 소화불량을 장거리포 한방으로 시원하게 날려 버린 케이스였다. 특히 무더운 여름날 이들의 홈런은 살얼음이 언 식혜보다 더욱 시원했다.
장효조, 김종모는 ‘좌효조, 우종모’라 불리면서 치열한 타격왕 싸움을 벌였다. 김재박, 이해창, 김일권, 3명의 ‘쌕쌕이’들은 포수들을 희롱하면서 베이스를 훔치고 다녔다.
세월이 지나 정민태, 구대성, 이상훈의 20승 싸움은 소속팀의 자존심 싸움으로 이어졌고 장종훈, 김기태의 좌우 쌍포 홈런대결이 흥미를 끌었다. 국내 최초의 왼손 ‘홈런타자’가 김기태 선수다. ‘쌕쌕이’ 대결도 이종범, 전준호, 정수근으로 이어졌는데 한 시즌 60개 이상 도루를 하는 ‘대도 경쟁’이 치열할 때 장채근, 이병훈의 ‘달구지 경쟁’도 백미였다.
90년대를 지나 라이벌이 더 많아졌다. 그 중에 홈런 부분은 이승엽이 독식하다 빠져나갔고 심정수, 김동주, 마해영에 한화의 김태균이 가세했다. 이들은 점점 타격의 파워가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57개 홈런도 기대가 된다.
올해는 SK 이상훈이 LG와 진필중을 상대로 어떤 내용의 투구를 할지도 관심거리다. 김동주, 장성호, 이병규의 타율 경쟁도 시즌 막판까지 치열하리라 예상된다. 그리고 타이틀 싸움은 아니지만 이종범, 정수근, 박한이의 최고 톱타자 싸움도 빼놓을 수가 없다. 여기에 메이저리거 출신 용병들의 자존심을 건 파워대결도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각 팀 감독들의 입씨름도 볼 만하다. 선수들의 페이스가 너무 빨리 올라와 오히려 선수들을 진정시키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 라이벌 없는 스포츠는 팬들이 등을 돌린다. 싱거운 레이스에 관심을 가져줄 팬은 아무도 없다. 갑자기 장채근 코치와 100m를 뛰어 보고 싶다.
야구 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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