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스폰서가 제일 활발하게 지원하고 있는 종목은 축구. 나이키에서는 박지성 이영표 이천수 김동현 김두현 최성국 이운재 유상철 등이, 아디다스에서는 송종국 차두리 김남일 정조국 등이 개별적인 협찬을 받고 있다.
보통 1년을 계약 주기로 하지만 선수에 따라서 장기 계약이 이뤄지기도 한다. 선수의 상품 가치에 따라서는 축구화와 같은 용품만 지원되는 경우도 있고 성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보너스 형식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선수들의 계약 기간이 최소 1년이다 보니 양사 마케팅 부서는 선수의 계약 기간 만료시점에 맞춰 선수의 가치를 면밀하게 분석해 치열한 물밑 스폰서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지난해 5월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박지성을 놓고 뜨거운 장외 신경전을 벌였는데 결과는 나이키의 승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2년 전 2002한일월드컵 에서 박지성이 골을 넣고 환호할 때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본 쪽은 아디다스였다. 당시 아디다스가 스폰서로 있었기 때문에 박지성이 신고 있던 축구화는 세로줄 세 개가 선명한 아디다스 제품이었던 것.
이로 인해 ‘박지성 지키기’에 나섰던 아디다스와 ‘박지성 빼앗기’에 나선 나이키는 ‘전면전’을 벌일 수밖에 없었고, 좀 더 과감한 베팅을 한 나이키가 결국 웃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아디다스의 한 관계자는 “좋은 선수를 놓쳐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한 선수에게 들어가는 비용으로 신인급 두세 선수에게 투자할 수 있어 장·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야구와 농구에서는 선수 개별 협찬이 대부분 금지돼 있어 구단에 협찬하는 형태로 스타마케팅이 이뤄지고 있다. 나이키가 야구 및 농구 국가대표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를 비롯해 프로농구 창원 LG, 대구 오리온스, 서울 SK 등에 지원하고 있다면 아디다스는 최희섭, 서재응, 봉중근, 김병현 등 메이저리거들을 대거 확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유니폼을 벗고 훈련할 때 이들의 모습에서 어렵지 않게 아디다스의 로고를 발견할 수 있게 된 것.
그렇다면 협찬을 결정할 때 두 회사가 가장 중요시하는 건 무엇일까. 나이키가 ‘영감’이라면 아디다스는 ‘가치’다.
이 점에 대해 나이키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를 보면서 가장 짜릿한 순간에 자사 브랜드의 이미지와 어울릴 수 있는 선수를 먼저 고려한다”며 “많은 종목 중에서도 축구선수들이 이런 면에서 효과가 가장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디다스의 한 관계자는 “차두리나 정조국 같은 선수한테 지원을 아끼지 않는 건 그 선수가 지닌 가치에 대한 평가”라면서 “솔직히 말해 요즘은 경기력만큼이나 선수들의 외모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판단기준”이라고 말했다.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