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팀 내 주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까닥 잘못하면 밀릴 수밖에 없으니 그만큼 열심히 한다는 거다. 오히려 너무 열심히 하다 부상당하지 않을까 걱정이란다. 하지만 플레이를 슬렁슬렁 하다가 다치는 거지 열심히 하면 잘 다치지도 않는다.
선수들 기량은 곧 시작될 시범경기에서 확인하면 될 것이고 내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있다. 바로 선수들 가방 속이다.
대부분 출국할 때 1개였던 가방이 입국할 때는 최소한 2∼3개는 된다. 늘어난 가방 속에는 개인 물건도 있겠지만 선물 또한 한가득이다. 선물을 받는 사람은 한 가지를 받지만 주는 쪽인 선수는 많은 양을 사오기 때문이다.
그 중 부피가 가장 작은 것, 예를 들면 고가품인 귀금속은 부모나 애인 또는 집사람 것, 중간 크기인 술이나 담배는 아버지나 장인 것, 또는 친구하고 자기가 먹을 것이다. 부피가 가장 큰 옷 종류는 관광지에서 20장에 한국 돈으로 2만∼3만원 하는 티셔츠가 대부분인데 이 옷은 한국 와서 생각난 사람한테 골고루 나눠준다.
선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현지에서 공짜로 선물받은 볼펜 꾸러미다. 이건 한국에 와서 포장을 뜯어 여러 사람한테 나눠준다. 그런데 선물 못 받았다고 서운해하는 주변 사람들이 꼭 있다. 이런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운동이 너무 힘들어서 쇼핑 다닐 힘도 없었다고 ‘뻥’ 치면서 소주 한잔 사주면 오히려 미안하다며 술값 계산까지 해준다.
그리고 전지훈련을 마치 관광 가는 걸로 착각하고 ‘야리꾸리’한 걸 부탁하는 사람도 꼭 있다. 내가 현역 때 하와이를 간다고 하니까 친한 친구 한 명이 ‘침실 장비’를 부탁한 적이 있었다. 나는 얼굴을 못 알아보는 외국인인데 어떠랴 싶어 아예 1박스를 사다줬다. 그런데 며칠 뒤에 그 친구를 만나 얘기를 듣다가 배꼽 빠지는 줄 알았다. ‘장비’ 중에 박하향 나는 게 있었는데 ‘마눌’하고 그걸 사용하다 박하향이 너무 진한 나머지 추워서 혼났다는 거다. 뒷말이 더 웃긴다. 한 곳(?)만 추우니까 한겨울에 지퍼 터진 바지를 입고 다니는 느낌이더란다.
실제로 비디오 테이프를 가져오다 망신당했던 선수도 있었다. 당연히 가져오면 안되는 테이프였다. 또 예전 대만에서 짝퉁 명품 시계를 대량으로 구입하다 김포세관에서 압수당했던 선수도 있었다. 물론 선물용으로 가져왔다. 이제는 전지훈련 가서 선물 사느라 시간과 체력을 허비하지 않는다. 진정한 선물은 많은 운동을 통해 몸 속에 입력을 시키기 때문이다. 선물보따리를 운동장에 풀어놔야 한다.
야구 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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