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 아이스’란 이름 그대로 머리카락처럼 가느다란 얼음 결정체를 말한다. 마치 실크처럼 부드럽게 보이는 ‘헤어 아이스’는 숲 속의 썩은 나무와 잎 주위에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름이 0.01㎜로 가늘기 때문에 마치 백발처럼 보이기도 한다.
‘헤어 아이스’는 아무 때나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을 때만 만들어지기 때문에 매우 귀하다. 우선 습도가 높아야 한다. 또한 기온은 너무 낮아서도 높아서도 안 된다. 반드시 0°C보다 조금 아래여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반드시 ‘엑시디오프시스 에푸자’라는 균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균류의 존재 여부에 따라 나무에 같은 양의 얼음이 생성된다고 해도 그 모양은 전혀 달라진다. 만일 균류의 활동이 없다면 얼음은 흔히 볼 수 있는 딱딱한 껍질 모양으로 형성되지만 균류가 있다면 머리카락 같은 모양의 얼음이 형성된다.
‘헤어 아이스’는 주로 밤에 형성되며, 아침에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바로 녹기 시작한다. 단, 낮에도 기온이 0°C에 가까우면 이런 모양이 몇 시간 동안 유지되기도 한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