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내 좌석에서도 엄연한 ‘룰’이 존재한다. 1열 좌석은 2군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없는 주전들에게 돌아가고 2열 좌석은 성적순(?)으로 배정되는 경우가 많다. 2군으로 내려가거나 트레이드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시즌을 시작하면서 한 번 ‘찜’한 자리는 그 시즌 동안 그 선수만의 고정좌석이 되기 때문에 초반 ‘명당 자리’를 얻기 위한 눈치작전도 치열하다고. 선수들이 선호하는 자리는 혼자 앉을 수 있는 1열 좌석이다. 아무래도 2명이 나란히 앉는 것보다는 편하기 때문. 그러나 뒷좌석은 버스 엔진이 위치하고 있어 소음과 더위 때문에 인기가 없다.
기사들은 선수들에게 최적의 쉼터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현대 유니콘스의 백재연 기사는 최신 DVD와 비디오는 물론 선수 개개인이 5채널까지 선택할 수 있는 오디오 서비스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반면 기아 타이거즈의 유민호 기사는 김응용 감독 때부터 내려오는, ‘실내의 모든 불을 끄고 수면 분위기를 만드는’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구단버스는 개폐식 유리창이 없는 통유리로 돼 있어 환기가 중요한데 가끔 이 때문에 웃지 못할 소동이 벌어지곤 한다. 유난히 계란 흰자를 좋아하는 심정수(현대)는 차 안에서 곧잘 방귀를 뀌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것이 계란 때문인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유독 심정수의 방귀가 ‘세다’는 건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 그러던 어느 날 차 안에 ‘가스’가 살포되었고 호흡에 지장을 줄 정도(?)의 강도에 주변의 모든 이는 심정수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그날따라 심정수는 ‘억울하다’며 손사래를 쳤고 보다 못한 박진만이 ‘순순히 자백하라’며 심정수를 공격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선수들끼리 가벼운 말싸움이 오갈 정도로 치열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결국 범인을 찾지는 못했다.
그렇다면 과연 범인은 누구였을까? 선수들이 모두 내리고 마지막으로 차 문을 나서던 권준헌(한화로 트레이드)이 동갑내기 백재연 기사에게만 ‘양심선언’을 했다고 한다. “그 방귀의 주인은 나였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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