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전, 전략, 정책, 인재영입 검증 칼날 위, 눈사람처럼 얼어붙다.
○ 일요일 이슈 선점 실종되고, 김한길, 박선숙 활용에 이상 징후
○ 노무현-문재인식 뺄셈정치, 2017 대선후보 된 듯 진입장벽 세워
○ 조경태, 정동영 영호남 바닥민심 오판, 죽어봐야 저승 맛 보나
○ 정동영 더불어민주당행, 독자 무소속 연대시 야권대통합 틀로 흡수
1. 안철수 진영 누가 조경태를 놓쳤는가
오랜 친구가, 한 때 형제였던 하루살이와 메뚜기와 개구리의 우화를 들려줬다.
하루살이: “내가 지금 위기에 빠졌는데, 내 손을 잡아주면 살 수 있을 것 같아, 도와주라.”
메뚜기: “그래 도와줘야지. 내일 전화할께”
하루살이는 그날을 넘기지 못하고 죽었다. 메뚜기는 장례식에 참석하여 슬픈 눈물을 흘렸다. 메뚜기의 눈물에 모두가 더욱 슬퍼했다. 그리고 죽은 하루살이는 개구리로 환생했다. 그 사실을 모르는 메뚜기가 개구리를 찾아가 요청했다.
메뚜기: ”친구야, 내가 올해 4·13 총선거 야당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줄거지?“
개구리: ”물론 도와야지. 조금 어렵더라도 4월 12일 날까지 내 전화 기다리면 돼”
모름지기 정치인들은 거울을 자주 보아야 한다. 국민들의 눈에 오로지 권력만을 향한 인간의 모습은 하루살이, 메뚜기, 개구리로 비춰질 수 있다. 권력과 인간을 구분하지 못하는 이들 외눈박이들에게, 정치권력은 사탄의 달콤한 속삭임에 불과하다.
이 우화에서 하루살이는 조경태이고, 메뚜기는 안철수, 개구리는 정동영의 관계로 비유하여 대입하여 볼 수 있다. 솔직히 2월 1일 현재 상황에서 4·13 총선이후 안철수, 조경태, 정동영의 정치적 생사여부를 누가 전망, 예측할 수 있겠는가. (이하 존칭생략)
안철수와 국민의당은 부지불식간에 조경태를 놓치고 말았다. 조경태의 새누리당 이적은 문재인과 친문세력의 ‘정치적 오살(誤殺)’의 의미를 초월한다. ‘조경태 쓰나미’는 야권 전체 영남권 선거동력의 상실을 의미한다.
문재인이 그 책임을 지고 부산에 출마하여, 희생을 감당할리 만무하다. 따라서 영남권 전체에 적색 광풍이 휘몰아 닥치면, 대구의 김부겸 깃발도 힘없이 부러지고, 전멸할 수 있다. 영남권의 총선결과는 3김 시절로 되돌아 갈 가능성이 높다. 역사의 퇴행이다.
본 기자는 안철수와 국민의 당에게 충고했다. ‘안철수, 부산 우리경태, 조경태, 2017년 대선후보 사활걸고 붙잡아야’(2016년 1월 20일자). 1월 19일 탈당한 뒤 2.3일 동안 붙잡을 시간은 충분했다. 조경태의 새누리당 행은 야권 모두가 저지른 ‘조경태 정치적 오살사건’이다.
21일까지 한국정치사상 유일한 민주세력 3선 의원 조경태는 차마 새누리당 행을 결단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안철수가 조경태를 찾아가 허리춤을 잡아 붙들면 조경태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은, 여야 정치권, 부산·호남 민심할 것 없이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안철수는 민의와 언론의 충고를 따르지 않았다. 야권은 조경태를 잃었고, 책임있는 정치인이라면, 안철수는 ‘야권의 무덤’ 부산출마를 검토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안철수와 국민의당은 아직도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와 국민의 당 지지도의 정체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호남 쪽의 ‘조경태의 상실감’에서 비롯된다. 왜, 안철수는 조경태를 신뢰하고 붙잡지 않았을까? 본 기자는 정동영, 천정배, 이정현 모두 호남아들이고, 조경태는 호남이 염원하는 부산아들이라고 규정했다. 천정배를 공동대표로 모셔올 정도라면, 부산 3선 조경태는 공동대표의 반열로 영입해 오면 충분했다.
안철수 의원 일요신문DB
야권의 ‘조경태 정치적 오살 사건’은 전북 정동영에게서 똑같은 모습과 내용으로 재현되고 있다. 전북 정동영, 호락호락하고 만만한 정치인이 아니다. 정동영의 정치적 이력서를 내놓을 필요조차 없다. 겉보기와는 달리 정동영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땅 전북과 전주의 바닥민심은 여전히 높고 깊다.
문재인과 친노에 대한 반발감과 안철수에 대한 실망감 속에서, 그 분노감이 오히려 돌아온 탕자, 못난 아들 정동영에게로 쏠릴 지경이다. “아들 정동영이 잘못되는 바람에 전북 정치가 왜곡되었으니, (정)동영이 네가 나서서라도 책임져야 한다”는 것.
본지가 확인한 뒤 안철수와 국민의당에 전하는 전북과 전주의 바닥민심이다. 안철수와 국민의 당 전략기획 책임자들은 경각해야 한다. 바닥민심과 일치하는 수준이 정치 프로의 감각 단수를 결정한다.
민심과 정치인 사이에 운명공동체적 일체감의 긴장 강도가 예민하고 팽팽하게 살아있어야, 기민하고 민첩하게 반응할 수 있다. 민심과 정당이, 시대정신과 정치인의 혼이, 상호작용과 공명음을 낼 수 있다.
통찰력과 영감은 실사구시와 실용, 그리고 목표와 실천과정의 핍진성 속에서 생성된다. 안철수와 국민의당은 통찰과 영감은 커녕, 아예 상상력과 노선의 빈곤을 드러내고 있다. 정동영이 더불어민주당을 복당하거나, 무소속 연대를 천명하고 나서는 상황을 그려보고, 정국변화를 가늠해야 한다.
정동영이 더불어 민주당으로 가면 선대위 공동대표급으로 추대 받는 것은 물론, 전북 총선을 총괄지휘하게 된다. 정동영이 전북을 장악한 뒤, 호남전체와 야권세력 대통합론을 외치게 되면, 주도권을 놓친 안철수와 국민의당은 어찌해야 하는 것인가? 무소속이든, 더불어민주당이든, 이것이 정동영 노선이다.
3. 정동영 업어간 뒤, 야권대통합의 기수로 내세우면?
최근 정동영 영입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의 언론플레이를 두고 공방이 일어났다. 그렇다고 정동영이 가지 말란 법이 있는가? 치열한 반목이 물밑에서 뜨거운 대화를 낳을 수 있는 게, 정치다. 본 기자는 김종인의 정치 정체성을 전두환과 국보위가 낳은 ‘정치괴물’이자 ‘역사적인 쓰레기’로 규정했다. (2016.1.28.일자, ‘박지원 문재인 국민기만극 멈추고 정계은퇴 선언하라’)
그러나 김종인의 행위역량은 정말로 막강할 수 있다. 자신 스스로는 인격도, 세력도 지킬 것이 없는 김종인은, 정동영을 막가파식으로 업어와 복당시킬 수 있다. 어차피 친노 중심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자신의 조정능력과 정치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대국민적 지명도에 걸맞는 당 혁신의 아이콘이 절요절급한 형편이다.
문재인과 친노가 걷어차고 내 쫒아버린 정동영 만큼 적합한 고위급 인물도 드물다. 문재인은 현재 당 대표가 아니다. 김종인과 정동영의 관계는 문재인이나 친노보다 훨씬 가깝다. 김종인,정동영,박영선의 심층적인 밀착관계는 상상, 이 이상이다.
김종인이 그려놓은 숨겨진 청사진(hidden roadmap)을 읽는 것은 어렵지 않다. 정동영을 영입한 뒤 호남의 구심력을 회복하고, 정동영을 통하여 야권 대통합론을 내세운다. 동시에 손학규 등을 다시 모셔온다면, 야당의 분열상과 선거지형은 백지화된다.
안철수, 김한길 등 야권세력이 분열한 근본이유는 문재인이 장악한 새정련이다. 안철수의 탈당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이 교체되었다. 그러나 야권대통합의 명분과 기치가 세워지면, 그 양상은 전혀 달라진다. 복귀할 명분과 야권대통합의 노선이 새롭게 생성된다.
4·13 야권 대통합 기치를 내건 정동영의 지지도가 문재인과 안철수의 지지도를 수렴하게 되는 경우, 판도는 뒤집힌다. 권력지형과 선거판도는 인간의 예측과 전망을 비월한다. 정치 지도자는 ①세계정세 속 국가운명노선 ②시대정신과 민심 ③당과 정치조직을 통괄하여, 일체화하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그 역량의 기초가 역사철학과 경제비전이다.
호남이 안철수를 택한 것은 정권교체 가능성을 약화시킨, 문재인과 친노에 대한 실망감과 허무감 때문이다. 안철수를 대신하여 정동영을 정권교체를 위한 중재자 내지 매개자로서 인정한다면, 정동영 지지도 또한 예측을 불허한다.
4·13 총선 프레임이 “박근혜를 죽이느냐 살리느냐”라면 전북선거 프레임은 “정동영을 죽여 살려”임에 틀림없다. 김종인의 정동영 복당 플랜의 초점이 여기에 있다. 안철수는 김종인 청사진과 로드맵을 역전시켜야 한다.
정동영을 공동대표로 영입하면, 현재는 관망중인 전북 일부 현역의원들은 이탈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국민의당에 대한 호남민심을 단단히 다지면서 서울과 중부권, 부산으로 진격해야 한다. 원내 교섭단체의 추동력과 야권대통합의 기치가, 정동영에게 달렸다는 얘기다.
정동영의 현재 입장은 조경태와 판에 박은 듯 똑 같다. 정동영은 3일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시간까지 나를 잡아달라는 의사표시이기도 하다. 안철수는 모든 언론을 대동하고 정동영의 순창 씨감자 밭으로 내려가서 공개적인 보쌈이라도 해와야 한다. 조경태를 놓친 실수를 또 반복할 수는 없다. 그 자체가 안철수가 아닌 ‘강철수의 선거운동이자 리더십이다. 호남의 마음과 명분에 갇힌 정동영은 쉽사리 움직이지 못한다.
호남 민심은 강철수에게 바라고 있다. 안철수가 강철수가 되었다면, 정동영을 업든, 안든, 묶어서라도 안고와야 한다. 역으로, 안철수의 운명을 결정지을 촛대가 조경태에게서 정동영으로 옮겨지고 있다. 민심과 천심은 움직인다. ‘천명은 머물러 있지 않다’. 맹자 사상의 핵심요체다.
정동영이 어떤 선택을 하든 안철수의 정치는 결정된다. 정동영이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한다면, 민심이 포용력과 안목이 검증된 안철수를 떠나게 된다. 무소속 연대를 택한다면, 뒤에 안철수와 국민의당은 그를 공동 당수로 모셔와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안철수의 포용력과 인사역량이 검증받고, 안철수 독자세력화는 비극으로 종말을 맞게 된다. 조경태가 말한 ‘죽어봐야 저승맛을 알겠는가’라는 말이 문재인에 이어 안철수에게 입증된다.
4. 김한길·박선숙, 김대중 정치의 향기가 왜 국민의당에 보이지 않는가?
안철수와 국민의당의 이상기류를 지적하고자 한다. 이상한 일이다. 김대중의 애지중지한 보석, 김한길과 박선숙이 있음에도, 안철수 국민의 당에서는 김대중 정치의 향기가 흘러나오지 않는다. 일요일 이슈 선점도 실종되었다. 그 이유를 김한길·박선숙은 너무나 잘 알고 있을 터, 웬일인지 두 사람은 침묵하고 있다.
김대중 정치는 3차원의 평면의 정치가 아니라, 4차원적 입체의 정치이다. DJ는 세계관과 비전을 먼저 구상하고, 당조직과 실천역량을 저울질 한다. 그 기준은 실사구시와 실용으로 조망과 압축을 수없이 반복하여 완전히 소화하여 자기화한다.
김대중은 명분과 목표의 기치를 세우고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당 조직을 교육시켜, 대동단결하여 지지세력 노선화한 뒤 확장시켜 나간다. 김대중 40년 정치의 공식화된 방법론의 토대 위에서 1997년 대선에서 김종필, 박태준 등 역사적 정적들의 합력을 도모할 수 있었다.
안철수는 의학과 컴퓨터 공학을 학습한 물리학자이다. 물리학에서 1+1=2가 아니라 3이 될 수도 있고, 1이 무한대이고, 무한대가 1이 될 수도 있다. 김대중 정치노선의 핵심 노하우이다. 김대중이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정치후계들인 김한길과 박선숙은 익히 알고 있을 터.
이상하게도 국민의 당에서는 김대중 노선이 드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노무현과 문재인의 뺄셈정치, 선택배제의 법칙이 활용되는 현상이 직접 목도된다. 조경태의 이탈과정, 정동영에 대한 평가에서 호남 바닥민심과 야권 통합노선에 대한 비전과 핍진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 현상은 몇 갈래로 정리된다.
① 안철수와 국민의 당은 2016년 총선이 아닌, 2017년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는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경쟁후보로 예상되는 선수들은 미리부터 폄하하여 밟아놓거나, 영입 우선순위에서 배제한다. 이렇다면, 문재인과 친노의 뺄셈정치로 귀결된다.
②수권 대안정당으로서 전략과 비전, 정책과 현실대안이 나오지 않는다.
건강한 야당만이 집권세력에게 긴장성을 제공할 수 있다. 박근혜 정권의 대북정책에 현실적인 비판과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안이 제시되지 않는다. 닥쳐온 경제재앙과 노동·경제관련 법안에 대한 수정대응 방안도 보이지 않는다.
안철수가 실패한 사례를 들어보자. 안철수와 박원순은 포스코 사회이사로 재임했다. 안과 박은 사외 출신이면서도,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등용을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형의 압력을 막지 못했다. 정준양 이후 뉴욕 증시에 상장된 대한민국 대표기업 ㈜ 포스코는 미친 전방위적인 미친 M&A를 통해 혹독한 부실화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향후 포스코 건설을 제외한, 포스코 그룹의 경영을 정상화하려면 수조원을 퍼부어야 할 만큼나락으로 떨어진 지경이다. 안철수와 박원순은 정준양 회장 인준 과정에서 침묵했다. 최소한 도덕적인 책임만은 면할 수 없다.
③깨어있는 언론이 안철수에게 어쩌면 마지막으로, 조언드린다. 실사구시와 실용은 이상과 현실의 핍진성에서 획득되고, 핍진성은 목숨을 걸 때만 가능하다. 목숨을 거는 행위는 자신과 국가운명노선을 일치시키는 혁명과정이다. 그 길이 바로 김구와 이승만, 박정희와 김대중의 운명노선이었다.
우리는 어쩌다가, 어떤 지도자의 묘지를 참배해야 되는가로 생사를 건 정쟁을 벌이고, 우리 이웃을 죄악시 하는 나라가 되었는가. 본 기자는 지도자들의 역사정체성을 거듭 제시한다.
김구는 독립운동과 한민족 통합정신의 아버지이다. 이승만은 국가를 세운 건국의 아버지 이자 한국전쟁을 이겨낸 지도자이다. 박정희는 독재자인 동시에 역사와 국민을 배고픔으로부터 해방시키고, 부자나라를 만든 경제 혁명가였다. 김대중은 40년 빨갱이 주홍글씨 속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IMF 국난극복과 통일초석을 놓은 지도자이다.
우리 모두는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돌이켜 봐야한다. 이승만을 부정하면서 김구를 인정받으려 하고, 김대중을 부정하면서 박정희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말과 논리가 가능한가? 공적과 과오를 분명히 하고, 지도자들의 역사적인 운명노선을 올바르게 정치하고 엮는 작업이 후계들의 몫이 아닌가.
언제부터 우리의 지도자들 절반이 김일성 3대나, 일제보다도 더 증오스럽고 적대적인 존재가 되었는가. 사실, 진영논리와 뺄셈정치, 막말정치와 막장정치는, 노무현 정권 때부터 시작되고 이명박 때 강화되고, 박근혜 정권에서 굳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도자를 ‘뇌무현’, ‘쥐박이’ ‘독재자 딸’로 극단화한다. 어떻게 막 말도 이런 쓰레기 같은 막 말을 지어 유포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런 마음이라면 호남은 영남에 갈 수 없고, 영남은 호남에 갈 수 없다. 진보는 보수를 칼질하고 보수는 진보에게 창질을 한다. 지성인이라면 부끄럽다 못해 얼굴을 들 수 없다.
경고한다. 안철수와 국민의 당의 명운을 밝힐 촛대가 정동영으로 옮겨지고 있다. 안철수의 살신성인의 자세가 절요절급하다. 맹자는 말했다. 민심은 천심, 천심을 따르지 않으면, 천명은 옮겨가기 마련이다. 판단과 선택은 스스로의 몫이다. 시간은 과정의 모든 진실을 말해준다.
“지혜 있는 자는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성경, 단 12:3)
박요한 선임기자/정치학박사 yohanlett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