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도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됐네요. 오늘(9일) 덴하흐와의 홈경기에서 제가 시즌 6호골을 터트렸거든요. 팀도 3-2로 승리했고요. 경기장에서 직접 응원을 하신 어머니는 오늘 제 플레이가 지금까지 네덜란드에서 뛴 경기 중 최고의 ‘작품’이었다고 말씀하시며 비행기를 띄우셨어요.
요즘 한국에선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선수들 입을 통해 ‘누구 누구 감독이 적임자’라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데 제가 히딩크 감독 같은 스타일을 원한다고 말했다는 기사도 눈에 띄더라고요.
전 감독 이름을 거론한 적이 없어요. 지금 상황에서 그런 이야기를 할 입장이 아니거든요. 단, 이런 이야기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감독이 오더라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새 감독과 호흡을 맞춰가는 게 중요해요. 아무리 유명한 감독이 오면 뭐합니까. 각자의 주장만을 내세우며 섞이질 않는다면 명장이든, 용장이든, 덕장이든 아무 소용이 없는 거잖아요.
쿠엘류 감독님이 임기 전에 한국을 떠난 가장 큰 이유는 대표팀의 분위기가 어수선했기 때문입니다. 월드컵 4강 진출 자체는 대단한 업적이지만 선수들이나 한국팀은 그렇게 대단한 팀은 아니었어요. 4강의 ‘후유증’이 길고 크다보니 선수들 자체가 정체성을 잃을 만큼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죠.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감독님이 오셨고 새 감독님 밑에서 옛 것을 버리고 새 것을 취하려다보니 더 더욱 어수선해졌고 선수들마저 그런 분위기에 휩쓸려 결국 무너지고 만 것입니다.
어느 감독님이든 현 대표팀의 정리되지 않은 들뜬 분위기를 잡아주고 이끌어준다면 한국팀의 위기는 곧 기회로 되살아날 거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오는 16일이면 네덜란드 후기리그의 마지막 경기가 벌어집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한마디로 ‘후딱’ 지나온 것 같아요. 다행히 에인트호벤이 정규리그 2위를 결정짓고 2004~2005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등 유종의 미를 거둬 모처럼 행복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이 일기를 통해 부상의 시름을 전하던 때가 엊그제 같기만 한데 말이죠.
이젠 제 일기도 종착역을 향해 내달리고 있습니다. 다음호가 마지막이기 때문이죠. 마지막 일기를 전하는 소감은 다음호로 미룰게요. 여러분의 응원과 격려가 있기에 박지성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세요.
5월9일 에인트호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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