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에 기반을 둔 삼진어묵은 어묵이라는 기초재료에다가 크로켓이라는 발상의 전환을 더해 부산어묵의 전국적인 열풍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주로 밑반찬이나 꼬치용으로 사용되던 어묵을 ‘국민적인 스타’로 거듭나게 만든 것이다.
삼진어묵은 2014년 롯데백화점 서면점에 이어 부산역에 입점한 것을 비롯, 현재 신세계 충청점까지 총 13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삼진어묵은 올해 연말까지 20개의 직영점 운영할 계획이다.
삼진어묵의 이러한 성공은 현 정부의 핵심코드인 ‘창조경제’와도 부합되는 것이어서 널리 회자되고 있다. 특히 최근 열린 경제부처 업무보고에서 삼진어묵이 수산업 창조경제 사례로 소개됐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날 어묵 크로켓을 시식했다.
이러한 삼진어묵의 정점에 박종수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 박종수 대표는 2013년 직원 50여명, 매출액 50억 원이었던 삼진어묵을 3년 만에 직원 500명, 매출액 500억 원의 중견기업으로 10배나 성장시켰다. 지금까지의 행보도 신화에 가까운 것이지만, 올해 삼진어묵은 더욱 기대가 되고 있다.
삼진어묵 박종수 대표.
박종수 대표는 “지난 3년 동안의 일들이 정말 꿈만 같고 아직도 얼떨떨하다”면서 “부산시민들과 함께 그동안 고생한 직원들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얘기처럼 삼진어묵은 지난 3년 동안 급성장을 이뤘다. 마치 호랑이의 등에 타버린 사람처럼 잠시 쉴 틈도 없이 달려왔다. 이렇게 회사가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는 사이 구성원도 크게 늘었다. 비대해진 조직은 둔해지기 십상이다.
박 대표는 “올해는 그동안 이뤘던 성장을 안정화시키고, 조직의 시스템을 완성시키겠다”면서 “특히 기업의 내실화에 중점을 두고 회사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실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특성상 성장도 도외시할 수는 없다. 세계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한 준비도 그런 맥락에서 중요하다. 삼진어묵은 현재 호주·미국 등 1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올해는 중국과 일본 시장을 겨냥해 신축공장 증축을 계획 중이다.
박종수 대표는 “지난해 중국 상해사무소 개소 이후 중국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물량도 달리는 실정”이라면서 “제4공장을 신축해 국내외 물량 공급을 원활하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계시장을 향한 도전과 더불어 근거가 되는 영도 본점에 대한 애정도 함께 나타냈다. 삼진어묵은 현재 영도 본점에 어묵역사관과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평일에는 약 3~4천명, 주말에는 5천 명이 넘게 찾고 있다.
박 대표는 “어묵역사관과 체험관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명소가 된지 오래다. 참으로 고마운 현상”이라며 “이곳을 더욱 확장시켜 어묵 박물관을 만드는 게 내 꿈”이라고 전했다.
박종수 대표는 ‘부산시 증명 포장’ 제도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지난해 부산 어묵 생산업체 등은 부산에서 생산되는 어묵에만 ‘부산어묵’이란 상호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리적 표시 권리’를 추진했으나 결국 무산이 되고 말았다. 올해는 부산시와 힘을 합쳐 ‘부산시 증명 포장’을 관철시킬 계획이다.
박 대표는 “부산어묵의 명성을 유지하고 제품의 질 향상과 업체 간 협력을 위해서는 ‘부산시 증명 포장’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수 대표는 영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다. 부산남고와 동국대를 졸업했으며, 지난 1986년부터 부친의 대를 이어 삼진어묵의 대표를 맡고 있다. 또한 현재 부산어육제품공업협동조합 이사장도 역임하고 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