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13일 현지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마의 5승 문턱을 넘기 위해 또 다시 도전장을 내미는데 솔직히 결과는 자신 없습니다. 언젠가는 5승을 해치우고 말 것이라는 사실 외에는 ‘내일 경기에서 승리할 것이다, 못할 것이다’라는 말을 못하겠어요.
기자 분들도 지겨우실 것 같아요. 3개월 동안 줄기장창 ‘서재응 5승 도전’이란 제목으로 기사를 쓰셨으니 이젠 더 이상 다른 표현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닳고 단 레퍼토리가 돼 버렸잖아요.
전 조금 초연한 편이에요. 오히려 주위에서들 더 난리죠. <일요신문> 담당 기자 분도 대뜸 전활해서는 제 목소리가 ‘생각 외로’ 밝고 명랑하대요. 아니 그럼 울고 있어야 한단 말인가? 전 어떤 상황에서도 씩씩해요. 물론 성질내고 열 받아서 씩씩거릴 때도 있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려요. 돌아서서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러면 소주 한잔 때리거나 인터넷에서 고스톱 한판 하며 분위기 전환을 꾀하죠.
제 인생의 동반자이자 애인이자 여자친구인 주현이가 이럴 때마다 분위기 메이커로 엔돌핀을 제공하고 있거든요.
제가 팬들에게 고마워하는 여러 가지 것들 중 한 가지를 꼽는다면 주현이에 대해 비난하거나 씹는 팬들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카페에서 ‘재응 사랑’이란 아이디로 제 사진과 생활 속에서 보이는 잡다한 내용들을 올려놓는 사람이 바로 주현이거든요. 카페를 만든 초기에는 주현이 사진도 여러 장 올려놓았는데 기자님들이 여기저기 퍼 가고 대해부를 해놓는 바람에 아예 사진을 내려 버린 아픔도 있습니다.
사실 공인인 야구선수의 여자친구라는 자리는 밖에서 보는 것처럼 그리 유쾌 상쾌 통쾌하지 못해요. 참고 기다리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등 거의 득도의 경지에 오르는 삶의 체험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전 제가 잘나가든, 못나가든, 성적이 좋든, 안 좋든, 주현이를 변함없이 사랑하고 아껴줄랍니다.
팬 여러분께 다시 한 번 부탁드릴게요. 선발 등판시의 승패 여부에 관심을 두시기보단 열심히 던지는지, 땡땡이는 안치는지 뭐 이런 쪽에 관심 두고 지켜봐주신다면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그럼 굿나잇!
9월12일 뉴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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