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소속 선박의 선원이던 아버지 강정근씨는 지난 76년 항해 중 캐나다 동부의 작은 섬 생 피에르 에미클롱에 잠시 정박한다. 맹장염이 생겼기 때문. 강씨는 이곳에서 자원봉사로 환자들을 돌보던 네 살 연상의 프랑스 여인 펄 오존과 운명적인 사랑을 하게 된다. 환자와 자원봉사자로 만난 두 사람 사이에 멈출 수 없는 애틋한 감정이 생겨난 것.
그러나 일정에 따라 병을 치료한 후 스페인으로 돌아가야 했던 강씨는 얼마 뒤 펄 오존이 임신했다는 전갈을 받고 다시 캐나다의 섬으로 되돌아왔다. 그때 태어난 아이가 바로 데니스 강이다. 이후 캐나다에서 식품점을 꾸리며 아들 2명을 더 낳고 단란한 가정생활을 유지하던 아버지 강씨는 아들 데니스가 13세 되던 때인 지난 1990년 한국으로 돌아온다. 당시 한국 고속철도 사업을 중개하려던 한 업체의 한국 지사장이 된 것. 이후 생계는 초등학교 교사인 어머니의 책임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강씨는 고속철 사업은 물론 다른 사업마저 여의치 않아 차일피일 가족과의 상봉이 미뤄졌다. 결국 데니스가 올초 한국을 찾으면서 아버지와 무려 14년만의 만남이 이뤄진 것.
이종격투기 세계에서 톱 클래스에 속하는 데니스가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 이종격투기계에 뛰어든 것도 사실은 아버지를 만나려는 ‘혈육의 정’ 때문이다. 한국에서 이종격투기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인터넷으로 접한 뒤 앞뒤 가리지 않고 비행기 티켓을 끊은 것도 오로지 아버지와의 재회 때문이었다.
현재 초등학교 교사 정년을 2년 남긴 어머니 펄 오존은 은퇴 후 남편을 따라 한국에 정착하길 희망하고 있다. 청소년시절을 본의 아니게 ‘아버지 없는 아이’로 보낸 데니스 강은 세계 최고의 이종격투기 선수로 우뚝 선 뒤 한국에서 부모님과 단란한 가정을 꾸릴 그 날을 벌써부터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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