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용병비리수사를 전남구단 외 타구단으로 확대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수집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지청은 서울에 직원을 파견, 브라질에 도피중인 또다른 에이전트 조아무개씨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과 축구 관계자 A씨의 은행계좌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3개월째를 넘어서고 사법처리가 점차 진행되면서 프로축구계는 극도로 몸을 사리는 형국이다.
검찰의 수사 범위는 현재까지 한계를 두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전남구단과 5억원에 민형사상 합의를 이룬 최씨를 재구속시키면서 타구단에 대한 수사 확대가 더욱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 검찰의 한 관계자는 “프로구단 중 2개 구단은 그동안 비리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고 최씨와 거래가 많았기 때문에 수사망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전남구단이 최씨와 합의를 봐준 뒤 다소 난감해했으나 법원이 재차 구속을 하자 힘을 얻은 상황이다.
지병이 있는 최씨가 구치소 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므로 검찰 입장에선 최씨에게 타구단의 비리에 대한 자백과 형량 감소를 교환할 수도 있다.
최씨는 그동안 중국에 판 용병의 수수료 5만달러를 착복한 것에 대해서는 기자에게 일부분 사실을 털어놨지만 나머지 부분은 전면 부인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더 이상 부인을 하지 못하고 혐의사실을 인정했다는 점은 그의 심경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은 브라질에 도피중인 조씨에 대한 범죄사실을 어느 정도 파헤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가 4개 이상의 프로축구 구단에 선수들을 수급한 사실이 있고 계좌추적과 압수수색을 통해 조씨가 없는 상황에서도 범죄사실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또 한국이 브라질과 범죄인 인도조약이 맺어져 있어 조씨에 대한 송환절차도 조만간 이뤄질 계획이다. 하지만 조씨가 국내로 송환될 경우 파장은 더욱 커질 듯하다. 검찰 수사는‘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
특히 축구계에서는 과연 검찰이 용병비리사건 관련자 중 최대 거물로 손꼽히는 축구 관계자 A씨에 대해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구속된 박 전 사무국장과 친분이 두터운 데다 사석에서 “남들도 다 먹기에 나도 좀 먹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프로팀의 B감독은 “만약 A씨가 구속이 아니라 참고인 조사를 받는다고 해도 축구계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로축구계를 뛰어넘어 한국축구계의 도덕성에도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에이전트 최씨와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모르쇠로 자신의 무죄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던 박 전 사무국장이 혐의를 인정했다는 점도 A씨에 대한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 박 전 국장이 전남구단에서 횡령한 돈의 규모가 수십억원대를 넘어서고 있어 혼자서 신의를 위해 모든 혐의를 뒤집어 쓸지도 의문이다.
박 전 국장이 선임한 2명의 변호사 중 1명을 A씨의 측근들이 돈을 모아서 구해줬다는 얘기가 흘러나오자 박 전 국장은 이 변호사와 계약을 파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박 전 국장이 혼자서 당할 수는 없다는 결심을 굳힌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
또 박 전 국장이 자신의 비리사건으로 인해 프로축구계가 입는 상처에 대해서도 심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A씨를 사법처리하는 선에서 검찰에 수사협조를 해 줄 가능성도 높다. 검찰로서는 거물을 낚았다는 결과물을 낼 수 있고 박 전 국장은 어떻게 해서라도 재차 프로축구계에 발을 디딜 수 있는 최소한의 명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된 의리관계이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닌 엄청난 ‘시나리오인 셈이다.
변현명 스포츠투데이 기자
-
‘바둑여제’ 최정 vs ‘천재소녀’ 스미레, 여자기성전 결승 관전포인트
온라인 기사 ( 2024.11.26 14:51 )
-
UFC 챔피언 알렉스 페레이라 방한…‘페레이라 웃기면 1000만원’, VIP 디너 행사로 한국팬들 만난다
온라인 기사 ( 2024.10.17 05:34 )
-
[인터뷰] 스포츠 아나운서 곽민선 "관전부터 e게임까지 축구에 푹 빠졌어요"
온라인 기사 ( 2024.11.14 1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