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컴부부(왼쪽), 오언부부 | ||
최근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25)이 내년에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오언은 이미 돌이 지난 딸을 두고 있는 애기 아빠. 초등학교 때부터 사귀다 동거에 들어간 부인 루이스 본살(25)과 오는 6월 집 뒷마당에서 ‘지각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것. 말이 집안 뒷마당이지 오언의 집은 말 그대로 대저택이다. 한꺼번에 열 마리의 말을 키울 수 있는 대형 마굿간이 있고 당구장과 바, 헬스 시설을 비롯한 ‘각종 위락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베컴, 호나우두, 라울, 모리엔테스 등 소속팀(레알 마드리드) 동료들이 워낙 유명한 스타들이다보니 그냥 오라고 하기에는 미안했던 듯 ‘하객 수송용’ 자가용 비행기와 헬기를 띄울 예정이다. 결혼식 비용만 50만파운드(약 10억원)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호나우두(28) 역시 2월14일 모델 출신의 다니엘라 시카렐리와 프랑스에서 초호화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식 장소는 샹티이 성. 프랑스에서도 손꼽히는 문화유적지다. 딱 2백50명의 하객만 초청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하객 숫자의 몇 배를 넘는 파파라치들이 운집할 것으로 보여 보안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재미난 것은 이번이 재혼인 호나우두가 정작 첫 번째 결혼식은 매우 검소하게 치렀다는 사실. 미녀 축구스타 밀레네 도밍구스와 지난 99년 결혼식을 올렸는데, 크리스마스 이브날 자신의 어머니 집에서 몇몇 친척과 친지들만을 초청한 채 식을 거행했다. 아마 첫 번째 결혼식을 너무 ‘빈티’나게 치른 게 아쉬워 이번 재혼식을 성까지 빌려 치르는 모양이다.
2003년 7월에는 프랑스 축구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26·아스날)가 영국 모델 니콜 메리(23)와 호화판 결혼식을 올렸다. 식장은 하이클레어 성. 영국 버크셔 지방의 빅토리아식 성인 하이클레어는 한때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과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머물기도 했던 유명한 곳이다. 앙리의 결혼식에는 비에라를 비롯한 몇몇 프랑스 국가대표들만 초청됐을 뿐 외부에는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그러나 성 임대료를 포함, 수십만달러 이상을 결혼식에 쏟아 부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호화 결혼식의 원조는 데이비드 베컴이다. 지난 99년 아일랜드의 고성에서 올린 결혼식 비용은 50만파운드(약 10억원). 그러나 베컴의 결혼식이 영국사회에 끼친 영향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다. 결혼식에 발맞춰 베컴과 빅토리아의 얼굴이 담긴 컵, 접시, 시계, 티셔츠, 침구류 등이 불티나게 팔렸고, 이들의 결혼소식을 취재 보도한 잡지들은 2백만 부 이상 팔려나간 것으로 추산된다. 또 빅토리아 박물관을 비롯해 영국의 유명 박물관들은 베컴과 빅토리아가 결혼식에서 입었던 의상과 보석, 구두 등을 모아 특별전시회를 갖겠다고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밖에 지난해 가을에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바베이도스에서 엘렌 노르데그린과 요트와 헬기를 동원한 호화판 결혼식을 올려 세간의 화제가 됐었다.
결혼식을 떠들썩하게 치렀던 일부 스포츠 스타들과는 달리 외부에는 철저히 숨긴 채 비밀 결혼식을 조용히 치른 스타들도 적지 않다.
2003년 11월 결혼식을 올린 ‘독일 축구의 홍명보’ 로타어 마테우스(41)가 대표적인 케이스. 90년 이탈리아 우승과 함께 같은 해 FIFA 선정 ‘올해의 선수’로도 뽑혔던 마테우스는 90년대 독일 축구를 견인해온 세계 최고의 수비수. 그라운드에서는 늘 든든한 맏형같은 모습이었지만 사실 사생활은 엉망진창이었다. 여성편력이 심하다 못해 17세 소녀와 원조교제까지 한 사실이 드러나 망신살을 산 것. 이번 결혼식이 마테우스에게는 세 번째 결혼식이었다. 상대는 한 살 연상의 이혼녀 마리안 코스티치(42). 마테우스의 아파트에서 비밀리에 치러진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은 딱 8명. 워낙 가정을 돌보지 않은 탓인지 전처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이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 다니엘라 시카렐리(왼쪽), 호나우두 | ||
잘생긴 외모와 빼어난 타격솜씨로 일본과 미국 야구무대를 정복한 ‘타격 천재’ 스즈키 이치로(31)도 비밀 결혼식을 올렸다. 도쿄방송(TBS) 아나운서 출신인 8세 연상의 후쿠시마 유미코와 99년 12월 미국 LA인근 골프클럽에서 식을 올렸는데 당시 이치로의 소속구단이었던 오릭스 직원들도 다음날 신문보도를 보고서야 이치로의 결혼 소식을 알았을 정도였다고 한다. 하객은 딱 16명. 팀 동료들조차 초청받지 못했다는 얘기다.
미국 역사상 최고의 스포츠 커플로 꼽히는 미아 햄과 노마 가르시아파라. ‘여자 호나우두’ 미아 햄은 세계 최고의 여자축구 선수로 이름을 날렸고, 가르시아파라는 지금도 데릭 지터,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함께 ‘메이저리그 3대 유격수’로 꼽힌다. 98년 하버드대학에서 열린 자선 바자회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가슴 아파했다. 당시 미아 햄이 유부녀였기 때문. 그러다 햄이 2002년 말 이혼하게 되자 본격적인 사랑을 키워왔고 1년 만에 전격적인 결혼식을 올렸다.
이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