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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대성이 일본 오릭스 블루웨이브 시절 공을 던지는 모습(위 왼쪽). 구대성과 그의 부인 권현정씨(위 오른쪽), 양키스타디움 모습(아래). | ||
그로부터 약 1주일이 지난 뒤에도 공식발표는 없었다. 이어 차일피일 미뤄지더니 드디어 해를 넘기고 말았다. “세부 사항을 조율중”이라는 말이 반복되다가 급기야 구대성은 조용히 크리스마스 직전에 귀국해 버렸다. “합의는 끝났다”던 에이전트의 말과 달리 구대성은 “제대로 이야기를 들은 게 없다. 우리도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혀 상황이 반전됐다. ‘합의 완료’가 미지수로 바뀐 순간이었다.
현재 에이전트가 다시 언론에 밝힌 입단 발표 데드라인은 늦어도 1월9일까지다. 양키스의 새해 업무가 시작된 뒤 첫 1주일이 지나는 시점. 1월9일을 넘기면 과연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구대성의 양키스행은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1. 말 다른 에이전트-구단
구대성의 에이전트인 조동윤씨는 언론에서 구대성의 양키스행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자 “양키스가 조심스러워하고 있으며 구단 모든 관계자들이 계속 함구령을 내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브라이언 캐시맨 단장이 가장 최근 뉴욕 신문(뉴아크 스타레저)을 통해 “구대성과 계약 여부에 대해 결정짓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것은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 계약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니 결국 1월 첫째 주에 발표가 된다는 것일까.
일단 발표가 늦어지는 게 양키스의 관례라던 추측도 현재로선 석연치 않다. 이를테면 구대성이 탬파에서 첫 만남을 가졌던 지난 12월9일경 양키스는 타자 토니 워맥과 FA 투수 재럿 라이트와 입단에 합의했으나 약 2주가 지난 시점에서 발표했다. 그러나 워맥, 라이트 등은 입단 합의와 관련, 양키스의 시인이 있었고 이에 대한 보도가 나간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구대성은 에이전트가 입단에 합의했다고 하고 구단은 이에 대해 부정하거나, 여전히 협상중이라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는 게 다르다.
굳이 희망적인 것을 찾자면 양키스가 구대성측과 입단 협상을 위해 접촉해 왔고 구대성의 입단을 원하지 않는다거나 취소하겠다는 반응은 아직 없었다는 사실. 그런데 대부분 이런 식으로 협상 자체가 엿가락처럼 늘어지면 거래가 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 신체검사까지 마쳤더니
구대성의 양키스행 여부와 관련해서 한 에이전트는 이런 해석을 남겼다. “신체검사 절차를 마쳤다는 것은 사실상 입단에 합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대부분의 경우에’라는 전제가 따른다.” 즉 100% 보장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구대성 문제는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으로 봐야 하지만 입단과 관련, 합의해 놓고도 실제로 계약이 취소되는 사례가 있었다. 가장 최근에, 그것도 구대성의 희망팀 양키스가 삼각 트레이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양키스는 좌완 최대어 랜디 존슨을 최종적으로 영입하기 전인 지난달 20일, 랜디 존슨을 축으로 애리조나-다저스가 포함된 트레이드를 시도한 바 있다. 이 트레이드에 따르면 애리조나는 외야수 션 그린을 영입할 수 있게 됐다. 그러자 애리조나는 기존 2년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FA 우익수 제로미 버니츠와의 계약을 사실상 취소했다. 버니츠는 에이전트 하워드 사이먼을 통해 조 가라지올라 주니어 애리조나 단장과 이미 입단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시 트레이드 상황이 급변하면서 계약 취소 위기에 몰렸던 것이다.
버니츠의 에이전트 사이번은 “기분 나쁜 상황이 발생했다. 버니츠의 애리조나행은 6주 동안 협상을 통해 진행된 것이었다. 지금 말해줄 수 있는 것은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몰랐다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애리조나 단장은 그러나 “계속 입단과 관련해 이야기만 오갔을 뿐이지 버니츠 측이 알고 있는 것처럼 계약이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구대성의 향후 시나리오 중 나올 수 있는 최악의 유사 사례 아닐까.
3.양키스 내부 ‘파워게임’
양키스는 플로리다 탬파 본부에서 선수 영입을 진두지휘하는 마크 뉴먼 부사장과 현 브라이언 캐시맨 단장 사이에서 약간의 알력이 벌어지고 있다. 최종 결정자는 캐시맨 단장이지만 보고 체계, 일의 진행 흐름도에서 다소 혼선이 보일 정도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게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구대성의 발표 지연과 관련해 이러한 움직임은 에이전트도 수차례 지적한 바 있다. 구대성의 계약 관련 사항은 마크 뉴먼 부사장이 주도적으로 처리했다. 캐시맨 단장은 이 시점서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의 윈터미팅에 참가했고 이후 구대성과 면담을 했다. 캐시맨 단장이 구대성 처리와 관련해 “상당히 불쾌해 했다”는 소식이 이 즈음, 즉 윈터미팅이 열렸던 12월 중순께 일본 지지 통신 등을 통해 전해졌고 그리고 나서 구대성의 양키스행 소식은 갑작스레 잠잠해지고 있다. 양키스 내부의 알력 다툼이 구대성의 계약 지연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다.
상황을 정리해보면 구대성 입단 최종 결정은 현재로선 모두 캐시맨 단장에게 넘어간 상태다. 그리고 에이전트는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 최초의 양키맨으로 탄생할 줄 알았던 좌완 구대성의 소식은 현재 모든 상황이 정지된 채 마지막 진통을 겪고 있다. 진통 끝에 순산이 될지, 아니면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지는 다음 주에 더욱 확실해질 전망이다.
김성원 스포츠투데이 미주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