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9일 K-1 서울대회에서 데뷔하는 최홍만에게 격투기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
일반 스포츠 팬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경기는 역시 최홍만과 와카쇼오의 경기. 최홍만은 잘 알려졌듯 한국 씨름의 최고봉에 올랐던 인물이고 와카쇼오 역시 스모 3등급 챔프(세키와케)를 지낸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가졌다. 그러나 일단 최홍만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는 중평. 와카쇼오는 격투가로서는 환갑이라 할 수 있는 40세이며 체격조건 역시 180cm, 140kg으로 군살이 많다. 6년간 운동을 쉬고 있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링으로 돌아온 탓에 최홍만의 적수로는 부족해 보인다. 국내 최대의 격투기 단체인 ‘네오파이트’의 전성욱 이사는 “와카쇼오가 속한 판크라스 메가톤팀의 팀장인 다카모리 게이코가 한국의 허승진 선수에게 18초만에 나가 떨어졌을 정도로 와카쇼오의 수준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MBC-ESPN에서 K-1해설을 맡고 있는 이동기 위원도 “와카쇼오의 체력도 문제지만 짧은 리치 때문에 최홍만에게 접근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홍만이 와카쇼오를 물리치면 아케보노-가쿠다 노부야키의 승자와 준결승을 치른다. 아케보노-가쿠다전은 사실 이번 K-1대회의 또 다른 흥행카드다. 아케보노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스모의 황제. 7전 전패라는 격투기 전적이 말해주듯 아직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어 이번 서울대회에서의 ‘명예 회복’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정작 관심의 초점은 가쿠다 선수. 바로 K-1의 주요 경기 때마다 심판으로 나서는 그 유명한 ‘콧수염 심판’이다. 축구로 따지면 ‘외계인 심판’ 콜리나가 현역 선수로 뛰는 셈이다.
▲ 와카쇼오, 가쿠다 | ||
현재 K-1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는 일본 팬들을 대상으로 이번 서울대회의 승자를 예측하는 설문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최홍만과 와카쇼오 경기에 대해 80.1%(3월10일 12시 현재)의 팬들이 최홍만의 승리를 점쳤다. 아케보노와 가쿠다의 경기에서는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가쿠다의 승리를 점치는 팬들이 80.7%.
그렇다면 만일 최홍만과 아케보노가 준결승에서 맞붙는다면 어떻게 될까?
전성욱 이사는 “두 선수 모두 강력한 펀치가 없기 때문에 판정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K-1은 경기 내용이 엇비슷했을 경우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판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았다. 최홍만과 아케보노의 판정도 두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먼저 최홍만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다른 씨름선수들과 태권도, 유도 스타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아케보노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최홍만이 1회전에서 스모선수를 한번 눌렀기 때문에 씨름과 스모는 1승 1패가 된다. 흥행을 위해선 최고의 결과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 이사는 “개인적으로는 최홍만의 조심스런 우세를 점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나머지 토너먼트 경기인 카오클라이 카엔노르싱(태국)과 장친준(중국), 이면주(한국)-호리 히라쿠(일본)의 승자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일단 카오클라이와 장친준의 경기는 ‘최강의 무에타이 전사’ 카오클라이의 압도적 우세가 예상된다. 앞서 말한 K-1설문조사는 이번 서울대회 우승자를 예상하는 질문도 함께 던지고 있는데 일본팬들 중 74.6%가 바로 카오클라이의 우승을 점칠 정도로 카오클라이의 실력은 출중하다(참고로 일본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답게 와카쇼오, 가쿠다, 호리 히라쿠 등 일본 선수들이 2~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최홍만과 장칭준, 아케보노, 이면주가 차지하고 있다).
▲ 아케보노, 카오클라이 | ||
이럴 경우 일단 객관적인 전력상 카오클라이의 우세가 분명해 보인다. ‘초보 격투가’인 최홍만과는 달리 카오클라이는 마이티 모, 알렉세이 이그나쇼프처럼 K-1의 내로라하는 파이터들을 격침시킨 강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루에 모든 경기가 치러지는 K-1대회에서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부상과 체력이다. 편의상 카오클라이-장친준, 이면주-호리 히라쿠를 A조, 아케보노-가쿠다, 최홍만-와카쇼오를 B조라고 봤을 때 A조에는 격렬한 입식타격을 구사하는 선수들이 몰려있다. 반면 B조에는 가쿠다를 제외하면 모두 스모나 씨름선수들. 결국 B조에 비해 A조에서 부상 선수가 속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때문에 카오클라이와 최홍만의 결승 경기에서 의외로 ‘테크노춤’을 구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