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 통으로 정치생명에 사형선고...재도전하겠다”
사랑하는 익산시민 여러분,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당원 동지 여러분,
지난 24일 제게 통보된 공천배제 결정과 관련하여 며칠 동안 당 고문님들, 시도의원들, 그리고 익산의 권리당원들, 지지자들과 상의해 보았습니다.
당의 결정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많은 분들이 “전정희가 왜?”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러나 저는 답변을 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어떤 이유도, 어떤 근거도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계파가 없는 정치인이라서? 아니면 힘없는 여성 초선의원이라서? 그것도 아니면 당에 대한 충성도가 약해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공천관리위원회와 중앙당에도 물었습니다. 아무도 명쾌한 답을 주지 못했습니다.
저를 더욱 당혹스럽게 한 것은 이의신청 절차입니다. 신청서나 규정도 없습니다. 이건 애초부터 이의신청이 무의미 하다는 겁니다.
그래도 요구하면 재심이나 구제절차가 아닌 그냥 컴퓨터 집계 오류 여부 확인만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결국 확인사살 받을래, 그냥 수용할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는 겁니다. 이게 과연 공당의 모습인지 아연했습니다.
저는 제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국민의 대표이자 지역의 대표로 국민이 원하는 변화를 정치에 담아내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이런 저의 의정활동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2번의 국정감사 우수 의원상을 주었고, 130개 원내 지역위원회에 대한 당무감사 결과 6개 우수지역위원회를 선정해서 주는 우수상을 수여했습니다.
법률소비자연맹이 주관하는 국정감사 NGO모니터단은 국회가 인정하는 의정모니터단입니다. 의정모니터단으로부터 2번의 국정감사 우수 국회의원 상을 받았습니다.
또한 국회 의정모니터단에서 선정한 국회의원 헌정대상을 2번 수상했습니다.
특히 지난 26일에는 제19대 국회의원 292명에 대한 4년 동안의 의정활동 평가결과 상위 18%(54등)에 포함되어 제19대 국회 종합헌정대상 수상자라는 영예를 안기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저를 하위 20%로 분류해서 컷오프 했지만, 270개 시민단체가 모인 국회 의정모니터단은 저를 19대 국회의원 중 상위 18%라 평가하였습니다.
또한 익산시민들은 지역발전과 시민들을 위한 저의 헌신적인 노력에 대해 여러 번의 감사패로 노고를 치하해주셨습니다.
이렇듯 오로지 국민과 지역민만을 위해 묵묵히 민생정치를 실천해온 저에게 더불어민주당은 컷 오프 대상이라는 전화 한 통으로 저의
명예를 짓밟았습니다. 저의 정치생명에 사형선고를 내렸습니다.
제 지역구 주민과 당원들을 철저히 무시했습니다.
지난 24일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이 정론관에서 기자회견하기 몇 시간 전, 많은 시민과 지지자분들이 저를 찾아오셔서 지금 더불어민주당의 전략공천 대상자에 대한 여론조사를 하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전정희 의원이 있는데 당에서 왜 낙하산 공천을 하냐고 의아해했습니다. 믿기 어려운 사실이었지만 컷 오프 결과를 통보받고 나서야 이해가 되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저는 더불어민주당의 이번 총선 전략공천관리위원입니다.
그런데 전략공천관리위원회에서 단 한번도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 없는 전략공천에 대해 그것도 현역 지역구 의원이 있음에도 당은 밀실에서 낙하산 공천을 결정한 것입니다.
이게 시스템 공천을 하겠다는 공당의 모습입니까?
계파가 없다고, 초선이라고, 여성이라고 이렇게 철저히 무시하고 짓밟아도 되는 겁니까?
전라북도 유일한 여성 국회의원인 저는 당이 어려울 때 당을 지키고, 당이 저를 필요로 할 때 언제나 당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또 당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을지로위원회 소속으로 민생정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자부합니다.
매번 선거 때마다 정당들은 지역구에 내보낼 경쟁력 있는 여성 인재영입이 힘들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통민주세력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은정작 지역구 현역 여성 국회의원을 이렇게 홀대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은 “여성과 더불어 총선승리를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의정활동 최고 성적을 기록한 여성의원에게 ‘하위 20%’라는 치욕을 안겨 탈당을 강요하고 있는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과연“여성과 더불어 총선에 승리하겠다”고 할 수 있습니까?
전북에서 문재인 대표가 최악의 여론일 때, 많은 분들이 저에게 탈당을 권했습니다. 그러나 60년 정통 민주당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만드신 여성정치의 역사, 권력을 국민과 함께 나누겠다는 바보 노무현 대통령의 역사를 저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전북 유일의 여성의원인 저의 명예를 무참히 짓밟았습니다. 현역 여성의원을 전략공천의 희생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여성 정치인은 정당의 일회용 소모품이 아닙니다. 당의 이미지를 위해 존재하는 보조가 아닙니다. 저는 여성정치인으로서 국민과 지역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것을 명예롭게 생각했습니다.
외부 인사를 정략적으로 공천하기 위해 현역 여성의원에게 하위 20%라는 불명예를 안겨 정치생명을 끊어버리는 당에 더 이상 제가 어떻게 남아있을 수 있겠습니까.
더불어민주당은 저를 버렸지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묵묵히 국민의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 함께 극복하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제가 믿고 의지하고 섬겼던 국민들과 전북 익산 시민들은 전정희를 붙잡아줄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국민과 익산 시민들의 신뢰와 지지가 있기 때문에 외롭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당하게, 그리고 더 큰 자신감을 갖고 재선에 도전하겠습니다.
그리고 지난 4년간 함께 했던 더불어민주당 당원여러분, 이제는 더 이상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좀 더 잘사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어 가슴 저미게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박근혜정부의 불통정치, 무능정치에 맞서 싸울 동지입니다. 그리고 함께 정권교체를 소망하는 민주 시민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꼭 다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때까지 모두 건승하시기를 바랍니다.
2016년 2월 29일
국회의원 전 정 희
ilyo66@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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