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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2월18일 열린 독일월드컵 예선 1차전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차두리를 안정환이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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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26·요코하마 마리노스)과 차두리(25·프랑크푸르트). 축구팬들은 두 선수로부터 공격수, 해외파, 스타란 단어를 떠올릴 수 있지만 최근 두 선수의 공통점은 대표팀을 한동안 떠나 있다가 돌아왔다는 사실이다. 차두리는 2004년 9월8일 베트남에서 상대 선수를 팔꿈치로 가격해 퇴장당하면서 월드컵 예선 네 경기 출장정지처분을 받았다. 월드컵 예선에 참가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12월9일 독일과의 평가전에만 얼굴을 내밀었다. 지난 3월30일 우즈베키스탄과의 A매치 홈경기에 오랜만에 출전한 차두리에게 대표팀을 떠나 있었던 시기는 오히려 약이 됐다. 차두리는 소속팀 프랑크푸르트를 분데스리가로 승격시키는 일등공신으로 역할을 다했다.
J리그와 아시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다섯 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안정환의 부활도 역설적으로 대표팀에서 다쳐 발생한 5개월여의 공백이 있어 가능했다. 안정환은 지난해 11월17일 몰디브와의 월드컵 2차예선에서 다리 골절상을 당했지만 대표팀에 더욱 당당한 모습으로 복귀했다.
안정환은 지난해 몰디브전에 출전하기 전 주위에 피곤함을 호소했다. 월드컵 지역예선과 아시안컵, 리그경기를 한꺼번에 치르느라 2004년 11월 그의 몸은 만신창이였다. 하지만 대표팀과 요코하마는 안정환이 필요했다. 몸이 좋지 않은 상태로 출전해서인지 우측 비골 원위부(복사뼈 바로 윗부분)에 골절을 입었다. 당시 2개월 이상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4개월이 걸린 대형사고였다. 하지만 대표팀을 떠나 있는 동안 안정환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전성기의 기량을 회복했다. 대표팀에 6개월 만에 복귀한 안정환은 “마치 회춘한 것 같다”며 가뿐한 몸상태를 자랑하고 있다.
안정환은 측근 Y씨에게 “재활기간 동안 몸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쉬는 시간이 보약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안정환은 대표팀을 떠나있는 동안 박주영 김진용 등 쟁쟁한 후배들이 등장해서인지 좀더 당당하고 여유로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4일 파주트레이닝 센터에 입소할 때도 예전 같으면 구석에 BMW를 세워놓고 걸어 들어갔을 텐데 이번에는 정문을 통과해 당당하게 차를 세웠다. Y씨는 “안정환이 기자들 사이를 뚫고 주차했다는 점은 스스로에 대한 당당함이 묻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훈련중 정경호가 본프레레 감독에게 혼이 날 때는 정경호에게 다가가 다정스럽게 얘기를 건네는 등 맏형으로서 한층 의젓한 면을 보이기도 했다.
차두리도 컨디션이 좋아졌고 훨씬 부드러워졌다. 차두리의 에이전트인 최범석 포르투나 2002 대표는 “독일이 차두리에게 낯설지는 않지만 혼자서 몇 년을 지내면서 심적으로 많이 성장했다”면서 “퇴장 이후 팀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고 1부리그 승격에 일조해 기뻐했다”고 전했다. 차두리는 대표팀에 차출되지 않는 동안 보약을 따로 챙겨먹기보다는 한식, 일식 등 다양한 음식으로 원기를 보충했다. 또 해외에 진출해 있는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로도 삼았다는 것.
최 대표는 “2002월드컵 이후 1부리그인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으로 바로 진출하면서 겪었던 적응에 대한 문제가 이 기간에 해결됐다”고 말했다. 독일에만 머물면서 성숙해졌다는 설명이다.
부상과 징계로 대표팀에 올 수 없었던 안정환과 차두리가 한 단계 성장한 모습으로 한국축구대표팀의 독일행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변현명 스포츠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