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유행했던 ‘아름다운 청년’이라는 표현을 빌려 ‘아름다운 골퍼’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바로 허석호(32) 얘기다. 세계 3대 투어인 일본 프로골프투어에서 한류바람을 거세게 일으키면서 그에 대한 갖가지 미담과 독특한 사연이 알려지고 있기 때문.
먼저 ‘프로’인 만큼 성적을 보자.
지난달 일본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인 일본PGA선수권에서 2연패를 달성한 데 이어 지난 5일에는 JBC센다이클래식에서 우승, 올시즌 7개 대회에서 2승을 거뒀다. 당당 일본 상금랭킹 1위(5천1백69만엔·약 5억원).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일본에 진출한 후 5승(2부투어 3승 제외)을 거둬 한국인 통산 최다승 기록도 세웠다.
허석호와 함께 동갑내기 장익제도 첫 승을 거둬 골프판 한류가 불게 됐다. 허석호의 영문이름 표기는 S. K. Ho. 허석호의 일본식 발음을 영문으로 표기한 것이다. SK를 따 별명이 자연스레 ‘슈퍼코리아’가 됐다. 세계랭킹도 ‘코리언탱크’ 최경주(30위권)에 조금 뒤지는 60위권이다. 이쯤 되면 성적으로는 ‘아름다운 골퍼’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정작 허석호를 아름답게 만드는 요인은 따로 있다. 허석호는 1승을 올릴 때마다 무의탁 노인들에게 점심을 제공하는 ‘사랑의 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최근 2승을 거두면서 허석호의 선행 장소인 서울 종묘공원은 바빠졌다. 1승에 쌀 1백포대(약 1천7백만원 상당)씩 전달하는 것. 단순히 돈만 내는 것이 아니라 항상 직접 나와 1시간 동안 배식을 한다.
허석호는 일본 진출 때 지인의 권유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장애인에게 휠체어 사주기 운동에 동참했다. 대회에서 버디를 잡을 때마다 1만원씩을 모아 2백여만원짜리 휠체어를 1년에 2대씩 사줬다. 그러다 굶주린 노인들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는 쌀로 ‘컨셉트’를 바꾼 것이다.
허석호는 공을 잘 치고, 선행도 잘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일단 플레이를 보면 시원시원하다. 그렇다고 경기에 대한 진지함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는 허석호의 부친으로 한국 남자프로골프계의 원로인 허재현씨(64·한국프로골프협회 경기위원) 덕이다. 어려서부터 “이제는 플레이가 빠른 선수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가르쳤기 때문이다.
대를 이어 사제관계를 맺은 분위기도 골프판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손색없다. 허재현씨는 임진한(46) 등 숱한 유명프로를 제자로 뒀다. 스승의 아들이 골프에 입문하자 임진한 프로는 허석호를 문하로 받아들여 훌륭하게 키워냈다.
허석호가 일본은 물론이고, 좋아하는 선배 최경주의 뒤를 따라 미PGA까지 가서도 그 특유의 선한 미소를 마음껏 지었으면 좋겠다.
스포츠투데이 골프팀장
스포츠종합 많이 본 뉴스
-
SI 예상과 달랐다…대한민국 밀라노 동계올림픽 성적표 살펴보니
온라인 기사 ( 2026.02.22 11:20:57 )
-
‘여자바둑 규격 외 존재’ 김은지, 센코컵 첫 출전에 시선집중
온라인 기사 ( 2026.02.26 11:13:47 )
-
열 돌 맞은 일요신문배 전국 중고생 바둑왕전…미래의 이창호·신진서 다 모였다
온라인 기사 ( 2026.03.08 20:43:3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