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칠수의 생생인터뷰] SK 붙박이 4번타자 이호준

투수 계속했으면 지금쯤 쟁반 들고 서빙^^;

	▲ 이호준 선수.

오늘은 ‘담에 걸린 사람들’끼리 만났다. SK의 붙박이 4번 타자 이호준은 26일, 훈련 도중 옆구리에 담이 걸리는 바람에 이틀 연속 경기에 결장을 했고, 이호준을 인터뷰한 배칠수씨는 목에 담이 걸려 왼쪽으로 고개도 돌리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각각 부상 부위는 달랐지만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남자들의 만남은 참으로 ‘거시기’한 장면들을 연출했다. 조금만 움직여도 ‘아이쿠, 아파라’를 연발했기 때문. 그래도 야구하면서 밥 먹고 사는 프로야구 선수와 방송하다 틈 날 때 일주일에 한번 야구장을 밟는 사회인 야구 선수와는 ‘담’ 증상이 달랐다. 이호준은 겉으로는 아주 멀쩡했지만 배칠수씨는 걸음걸이조차 힘들어했기 때문이다.

배칠수(배): 어? 멀쩡하네요. 난 경기에 출장하지 못할 만큼 다쳤다고 해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줄 알았지.

이호준(이): 모르시는 말씀입니다. 속이 무지 안 좋아요.

배: 왜요? 배탈 났어요?

이: 아뇨. 옆구리가 아파요. 방망이를 너무 세게 휘두르다가 맛이 간 거죠.

배: 요즘 SK 분위기 좋죠? 한때 침체기였다가 요즘 잘나가잖아요. 현재 순위가 4위죠?

이: 한 마디로 ‘쥑이죠’. 3위와도 몇 게임 차이 나지 않거든요. 최소 2위는 하려구요. 그래야 우승할 수 있죠.

배: 우승에 대한 확신이 강하시네. 이런 선수가 많아야 팀이 잘 되지.

이: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한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도 가을에 야구해야 되거든요. 하하.

배: 김재현, 이호준 선수가 워낙 팀 중심 타선에서 잘 때려주고 있으니까 타선 전체가 힘이 넘쳐 나는 것 같아요.

이: 성적이 좋을 때는 안 좋은 일도 슬기롭게 풀어나가요. 그런데 반대의 상황이 되면 좋은 일도 더 꼬이는 것처럼 보이죠. 그래서 팀 성적이 중요한가 봐요.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다쳐서 경기에 못 나가니까 감독님께 무척 죄송스럽더라구요. 그런데 처음에 감독님께선 제가 다쳤다는 걸 믿지 않으시더라구요. 장난치는 줄 아셨나봐요. 빨리 나아서 홈런 쳐야죠.

배: 홈런 얘기가 나와서 하는 얘긴데 제가 야구를 무척 좋아하잖아요. 그런데 제가 홈런 칠 때 모델로 삼는 선수가 이호준 선수예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옆모습을 슬로우 비디오로 내보낸 방송을 봤는데, 와 이건 예술이더라구요. 그래서 연습할 때마다 이호준 선수의 폼을 이미지 트레닝하며 흉내내려고 무지 노력하고 있죠.

이: 그러세요? 아니 어떻게 그런 분이 지난 올스타전 전야제에 벌어진 ‘연예인 홈런레이스’ 경쟁에서 한 개의 홈런도 못 때리셨죠?

배: 그땐 너무 매스컴을 의식하는 바람에 실력 발휘를 못했죠. 제가 최근 3주 연속 홈런 친 거 모르죠? 그것도 정규 경기장에서 홈런을 쳤다니까. 빨리 화제를 바꿔야겠네. 원래 프로 데뷔할 때 투수였잖아요. 그런데 왜 타자로 보직을 바꾸셨어요?

이: 지금 우리 팀에 있는 김재현이 절 타자로 바꿔줬어요. 94년인가 그럴 거예요. 잠실 해태전에 제가 8회에 마운드에 올랐는데 당시 김재현은 ‘20(도루)-20(홈런)’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었죠. 그런데 재현이가 홈런을 친 거예요. 사실 벤치에선 데드볼 사인이 나왔었거든요. 제가 사인을 무시하고 직구를 던졌다가 홈런을 맞았으니 덕아웃에서 절 이뻐할 리가 있겠습니까. 바로 다음날 2군으로 내려갔죠. 재현이한테 홈런 맞은 날이 해태에서 1군에 머물렀던 마지막 날이 되고 말았습니다.

배: 아니 벤치의 사인을 무시하다니. 그것도 해태에서 말이죠?

이: 저, 그 일로 죽을 뻔하다가 살아났어요. 그냥 거기서 선수 생명이 끝날 수도 있었는데 제 모교인 광주제일고등학교 감독님이 이순철 당시 코치님과 친하셨어요. 그분이 말씀을 잘 해주시는 바람에 타자로 전업할 수 있었죠.

배: 만약 지금까지 투수를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이: 뭐, 만약 그랬다면 벌써 은퇴해서 쟁반 들고 있지 않겠어요? 서빙 같은 거 하면서. 하하. 저랑 투수와는 성격적으로 맞질 않아요. 제가 성격이 급한 편이거든요. 분명히 스트라이크인데 볼로 판정 나오면 볼보다 감정 컨트롤이 안 되는 스타일이죠.

배: 그럼 타자는 어떻게 해요?

이: 타자는 열 받으면 홈런 치거든요.

배: 말씀 재밌게 하시네. 만약 조범현 감독님이 이호준 선수에게 트레이드 전권을 주고 다른 팀에서 투수 한 명만 데려오라고 한다면 어느 선수를 트레이드해 오고 싶어요?

이: 두산의 박명환이요. 명환이랑 친한 선후배 사이니까 편하게 말할 게요. 한마디로 말해서 명환인 아주 나쁜 ×예요. 저만 타석에 들어서면 코너워크가 얼마나 잘 되는지 몰라요. 다른 선수들을 상대할 때는 147~148 정도 나오는 스피드가 저한테는 151이 기본이에요.

배: 박명환 선수를 데려오려면 얼마 정도 주면 될까요?

이: 그동안 제가 밥을 많이 사줘서 싸게 후려칠 수도 있겠지만 명색이 에이스니까 한 2억원 정도요?

배: 허허. 너무 짠 거 아닌가? 2억원에 박명환 선수 데려올 수 있다면 조 감독님이 당장 명령을 내릴지도 몰라요. 하하. 허리 빨리 나으셔야죠. 오늘 아픈 몸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은근한 입담이 장난 아니시네.

	▲ 이호준 선수(왼쪽)와 배칠수. 사진=우태윤 기자 [e-mail]

이호준(이): 모르시는 말씀입니다. 속이 무지 안 좋아요.

배: 왜요? 배탈 났어요?

이: 아뇨. 옆구리가 아파요. 방망이를 너무 세게 휘두르다가 맛이 간 거죠.

배: 요즘 SK 분위기 좋죠? 한때 침체기였다가 요즘 잘나가잖아요. 현재 순위가 4위죠?

이: 한 마디로 ‘쥑이죠’. 3위와도 몇 게임 차이 나지 않거든요. 최소 2위는 하려구요. 그래야 우승할 수 있죠.

배: 우승에 대한 확신이 강하시네. 이런 선수가 많아야 팀이 잘 되지.

이: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한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도 가을에 야구해야 되거든요. 하하.

배: 김재현, 이호준 선수가 워낙 팀 중심 타선에서 잘 때려주고 있으니까 타선 전체가 힘이 넘쳐 나는 것 같아요.

이: 성적이 좋을 때는 안 좋은 일도 슬기롭게 풀어나가요. 그런데 반대의 상황이 되면 좋은 일도 더 꼬이는 것처럼 보이죠. 그래서 팀 성적이 중요한가 봐요.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다쳐서 경기에 못 나가니까 감독님께 무척 죄송스럽더라구요. 그런데 처음에 감독님께선 제가 다쳤다는 걸 믿지 않으시더라구요. 장난치는 줄 아셨나봐요. 빨리 나아서 홈런 쳐야죠.

배: 홈런 얘기가 나와서 하는 얘긴데 제가 야구를 무척 좋아하잖아요. 그런데 제가 홈런 칠 때 모델로 삼는 선수가 이호준 선수예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옆모습을 슬로우 비디오로 내보낸 방송을 봤는데, 와 이건 예술이더라구요. 그래서 연습할 때마다 이호준 선수의 폼을 이미지 트레닝하며 흉내내려고 무지 노력하고 있죠.

이: 그러세요? 아니 어떻게 그런 분이 지난 올스타전 전야제에 벌어진 ‘연예인 홈런레이스’ 경쟁에서 한 개의 홈런도 못 때리셨죠?

배: 그땐 너무 매스컴을 의식하는 바람에 실력 발휘를 못했죠. 제가 최근 3주 연속 홈런 친 거 모르죠? 그것도 정규 경기장에서 홈런을 쳤다니까. 빨리 화제를 바꿔야겠네. 원래 프로 데뷔할 때 투수였잖아요. 그런데 왜 타자로 보직을 바꾸셨어요?

이: 지금 우리 팀에 있는 김재현이 절 타자로 바꿔줬어요. 94년인가 그럴 거예요. 잠실 해태전에 제가 8회에 마운드에 올랐는데 당시 김재현은 ‘20(도루)-20(홈런)’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었죠. 그런데 재현이가 홈런을 친 거예요. 사실 벤치에선 데드볼 사인이 나왔었거든요. 제가 사인을 무시하고 직구를 던졌다가 홈런을 맞았으니 덕아웃에서 절 이뻐할 리가 있겠습니까. 바로 다음날 2군으로 내려갔죠. 재현이한테 홈런 맞은 날이 해태에서 1군에 머물렀던 마지막 날이 되고 말았습니다.

	▲ 이호준 선수(오른쪽)와 배칠수.

배: 아니 벤치의 사인을 무시하다니. 그것도 해태에서 말이죠?

이: 저, 그 일로 죽을 뻔하다가 살아났어요. 그냥 거기서 선수 생명이 끝날 수도 있었는데 제 모교인 광주제일고등학교 감독님이 이순철 당시 코치님과 친하셨어요. 그분이 말씀을 잘 해주시는 바람에 타자로 전업할 수 있었죠.

배: 만약 지금까지 투수를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이: 뭐, 만약 그랬다면 벌써 은퇴해서 쟁반 들고 있지 않겠어요? 서빙 같은 거 하면서. 하하. 저랑 투수와는 성격적으로 맞질 않아요. 제가 성격이 급한 편이거든요. 분명히 스트라이크인데 볼로 판정 나오면 볼보다 감정 컨트롤이 안 되는 스타일이죠.

배: 그럼 타자는 어떻게 해요?

이: 타자는 열 받으면 홈런 치거든요.

배: 말씀 재밌게 하시네. 만약 조범현 감독님이 이호준 선수에게 트레이드 전권을 주고 다른 팀에서 투수 한 명만 데려오라고 한다면 어느 선수를 트레이드해 오고 싶어요?

이: 두산의 박명환이요. 명환이랑 친한 선후배 사이니까 편하게 말할 게요. 한마디로 말해서 명환인 아주 나쁜 ×예요. 저만 타석에 들어서면 코너워크가 얼마나 잘 되는지 몰라요. 다른 선수들을 상대할 때는 147~148 정도 나오는 스피드가 저한테는 151이 기본이에요.

배: 박명환 선수를 데려오려면 얼마 정도 주면 될까요?

이: 그동안 제가 밥을 많이 사줘서 싸게 후려칠 수도 있겠지만 명색이 에이스니까 한 2억원 정도요?

배: 허허. 너무 짠 거 아닌가? 2억원에 박명환 선수 데려올 수 있다면 조 감독님이 당장 명령을 내릴지도 몰라요. 하하. 허리 빨리 나으셔야죠. 오늘 아픈 몸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은근한 입담이 장난 아니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