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후보, 경상도 유권자에게 지지 부탁 문자 발송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적 발상이라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크고 작은 실수와 실패를 뼈저리게 경험했다. ‘상향식’이란 생소함은 전문성이 부족한 주민 간의 알력과 불신을 키웠고, 끈끈한 정으로 뭉쳐진 이웃사촌이란 소박한 개념의 농촌 정서를 파괴하는 위기를 초래했다. 오죽했으면 일부 마을에선 주민 간의 불화가 심해지자 어렵게 받은 국비를 반납하자는 주장이 나올 정도였다.
여태껏 하향식 사업에만 익숙한 주민에게 무작정 맡겼던 상향식 사업은 농촌 곳곳에 흉물로 변한 건물들만 여기저기 널브러져 방치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관계기관에서 채 마련하지 못한 사후관리대책의 부재가 큰 몫을 했다.
요즘 정치권의 이슈인 ‘상향식 공천’제도는 정착하기까지 아직 더 많은 준비 기간이 필요해 보인다. 급조된 이 선거제도는 이미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갈길 먼 이 나라의 국력을 낭비하게 될까 봐 걱정이다. 큰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한민국을 온통 뒤 흔들었던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등의 전염병이 실체보다 더 큰 혼란을 불러일으켰던 것처럼 집단이 겪는 좌절에는 국가가 혹독한 대가를 지불해야한다는 경험을 뼈저리게 했다.
정치권에서는 소위 전략공천 또는 밀실 공천으로 치부하는 ‘하향식 공천’은 무조건 나쁘고 당연히 버려야 할 구세대의 유물이라 주장한다. 반면 그들이 급조해 만든 프랑켄슈타인 같은 상향식 공천은 대세라며 치켜세우고 언론매체를 통해 지겨울 정도로 떠들어 대는 국민학습을 되새김질하고 있다.
정치권의 얄팍한 속셈이 드러나 보인다. 국민이 ‘쉽게 잊어버리고’, ‘쉽게 판단하고’ 그리고 ‘쉽게 싫증을 내는’ 습성을 악용하고 있다. 지루하게 끌었던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이 결정 났지만, 시간상으로 너무 늦었다. 다분히 의도적으로 국민의 주권 행사에 제한을 가한 것이다. 그리고 계속되는 그들의 자리싸움, 이권 싸움으로 국민의 시선을 집중케 한다. 오래되지 않아 국민은 그들이 받은 불이익을 금방 잊어버린다. 정치권은 국민을 그냥저냥 아무에게나 손 들어주는 거수기 만들기에 혈안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 나라가 잘못되고 있다. 정치인은 자리 걱정, 국민은 그 정치인이 나라를 망칠까 봐 걱정이다. 국민이 이해하고 적응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변화를 주는 정치적 안배가 아쉽다. 국민에게 덜 부담되는 정치, 나라는 태평하고 백성은 편안한 국태민안(國泰民安)의 시대는 언제나 도래 할 것인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에 전문성이 부족한 국민의 뜻을 무작정 반영해서는 안 되고 그런 척해서도 안 된다. 상향식 공천이 좋은 취지의 정치제도라는 것 정도는 국민이 안다. 더 나은 민주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정치제도라는 사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충분한 시간 속에서 이해하고 적응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준비 기간이 국민에겐 필요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선거홍보용 문자가 쏟아지고 이틀이 멀다고 시행하는 여론조사 때문에 국민의 무관심은 오히려 증폭된다. 정치권이 매일 쏟아내는 수준 이하의 말장난, 홍보문자, 여론조사 등은 국민에게 정치공해로 변한 지 오래다. 정치인은 정치공해 생산의 주체 이상 그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전락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경상도의 유권자에게 새누리당 경선투표인에 뽑혔다며 도와 달라는 문자를 쉬지 않고 보낸다. 도대체 뭘 해달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처럼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두고 경상도에선 ‘섭천 세(소)가 웃을 일이다.’라는 비꼬는 투의 옛말이 있다. “정말 소가 웃을 일이다.”
나이가 지긋한 한 촌부는 그 옛날, 얼굴도 모르는 후보를 막무가내로 공천하고 정신 못 차리게 막걸리 받아 먹인 후 고무신 한 짝으로 매표했던 그때를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올바른 선택을 해 달라며 목이 터져라 외치던, 그래서 호소력 짙었던 그 소리를 더 기억했지… 그래도 그때는 국민만 생각하는 청백리가 몇몇 있었지…”
-
[경성대] LINC 3.0 사업단, ‘2024 제2회 경성 창업캠프’ 성료 外
온라인 기사 ( 2024.12.11 16:46 )
-
[한국남동발전] 2024년 지속가능경영유공 산업부장관 표창 수상 外
온라인 기사 ( 2024.12.11 10:32 )
-
[기보] 김종호 이사장, 페루 생산부 장관과 간담회 外
온라인 기사 ( 2024.12.11 16:57 )